[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알려진 LK-99에 대한 국내 1차 검증결과가 이르면 3주 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증을 맡은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직접 시료를 조달해 샘플을 2주 내로 만들고, 다시 1주 교차측정을 통해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계획이라고 밝혔다. 

LK-99 검증위는 1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수급에 문제가 됐던 황산납이 다음주 초에 확보돼 2주 내 자체 샘플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샘플이 확보되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증하고, 1주일 내로 교차 측정까지 마칠 수 있이라고 검증위 측은 전했다. 

또 검증위는 재현 그룹에 현재 서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여기에 3개 대학 연구실이 추가로 참여해 총 6개 연구실이 물질 재현에 나선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초전도성 검증을 위해 전기저항 특성, 자기 특성, 상전이 특성, 외부 자기장 반응성, 성분 및 구조 분석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준비된 샘플의 상태와 수량에 따라 실험 종류와 순서, 실험을 수행할 복수의 측정그룹을 검증위에서 정하고, 3자 입회 여부 등을 정해 측정과 분석을 교차 진행하는 방식으로 샘플 검증이 진행된다. 특성 측정에는 7~10일, 분석에는 3~5일 정도 걸릴 것으로 검증위는 예상했다.

검증위는 최종 초전도체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전기저항 특성 △자기 특성 △상전이 특성 △외부 자기장 반응성 등을 보이고, 성분 및 구조 분석까지 통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3~4주 내 샘플을 제공하겠다던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이 아직 검증위에 샘플을 제공하지 않고 있어, 회사가 개발한 샘플을 통한 검증 결과는 언제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가 직접 개발한 샘플 대신 검증위 측이 재현한 시료 샘플 검증만으로는 초전도체 여부를 명확히 밝힐 수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검증위가 재현한 샘플과 퀀텀연구소가 개발한 샘플이 동일한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제작 결과물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증위 측은 최근 해외에서 발표된 LK-99가 초전도체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 "전체적으로 LK-99의 상온 초전도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라면서도 "검증위는 교차측정 및 재현실험이 완료될 때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2일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팀이 사전 논문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세계 최초로 상온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는 논문을 올리면서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학계가 검증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 해외 학술지는 LK-99에 대해 잇달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사이언스'는 '상온 초전도체 주장의 짧고 화려한 삶'이라는 논평을 통해 LK-99에 대한 회의론을 전했다. '사이언스'는 LK-99의 초전도성을 입증할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일부 물리학자들은 논문을 두고 아마추어같다거나 데이터 제시 방식이 수상하다는 주장도 했다"고 전했다. 

'네이처'지는 LK-99에 대해 낙관론을 제시하던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진들도 "초전도성을 증명하거나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발을 뺐다는 점을 언급하며 회의적인 주장을 펼쳤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연구진들이 성공한 LK-99 재현 실험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도 "초전도체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며 "데이터가 매우 추정적이며 확실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LK-99 연구에 참여한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메리드대 연구교수는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LK-99는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확실하다"며 "내년 3월 미국물리학회 발표에 앞서 10월 논문 초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용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