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韓 동결자금 해제 합의···"자금 스위스로 이체"
미·이란, 韓 동결자금 해제 합의···"자금 스위스로 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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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감자 석방 대가···"동결 자금 접근권 확보"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사진=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미국과 이란이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 석방을 대가로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타결에 따라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은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결 자금 문제가 4년 3개월 만에 해결되면서 한국과 이란 관계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외무부는 10일(현지시간) 한국의 은행들이 석유 결제 대금 등 동결된 자국 자산에 대한 해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자국의 자산이 "미국에 의해 수년간 한국의 은행에 불법적으로 동결돼 있었다"며 "이란은 관련 의무에 대한 지속적인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보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란 외무부는 소셜미디어(SNS) 엑스를 통해서도 "수년간 미국이 불법 압류해온 수십억 달러의 이란 자산을 풀어주는 절차가 시작됐다"면서 "미국에 불법 구금된 몇몇 이란인들의 석방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이란에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 5명이 석방돼 가택연금에 들어간 것으로 이란 정부가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선 "최종 석방을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앞서 이란 국영 통신인 IRNA는 이란 유엔대표부를 인용해 "미국 내 수감자 5명과 이란 내 수감자 5명이 맞교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협상 내용엔 한국에 동결된 자금, 이라크 TBI 은행 내 자금, 유럽 내 자금 등 미국의 제재로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있는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계좌에는 약 70억달러(9조2000억원) 규모의 돈이 묶여 있다. 미국 정부가 2018년 11월5일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의 석유 판매 대금 계좌가 동결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타결에 따라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이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11일(현지시간) 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제재 준수 명목으로 인해 한국과 이라크 은행 계좌에 불법적으로 동결돼 있던 100억달러(약 13조2000억원) 이상의 자금에 대한 접근권을 마침내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내 이란 자금은 스위스에 있는 한 은행에 이체, 현재 유로화로 환전된 상태이며 카타르 중앙은행 내 계좌로 송금될 준비가 돼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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