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하반기 경제 정말 괜찮은가
[홍승희 칼럼] 하반기 경제 정말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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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정의 기반이 되는 세수가 올 상반기에 40조원이나 구멍이 났다. 게다가 2분기 경제성장률은 0.6%에 머물렀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두고 상저하고, 즉 상반기에는 낮은 성장률을 보여도 하반기에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아직도 정부는 이 기조를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여러 정황은 그런 정부의 희망 섞인 전망을 비웃고 있다. 소비는 위축되고 수츨은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수출 부진을 미국이 대체하고 있다는 즐거운 평가가 한동안 쏟아졌지만 실상 2분기 들어서는 대미 수출마저 감소했고 이런 상황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어두운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근래 한국의 경제상황이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되던 당시와 비교하는 분석들이 종종 나온다. 그만큼 현재 한국의 상황이 불안하다는 얘기다.

부동산 가격 거품이 꺼지며 갑작스러운 폭락세에 당황한 정부가 건설업에 막대한 재정투입을 하는 통에 잠시 반짝 가격 상승 기미를 보이지만 결국 부동산 폭락의 대세를 막을 수는 없었고 그로인해 오히려 정부부채 급증이 시작됐던 1990년대 초 일본을 현재 한국이 답습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당시 일본은 그래도 1994년까지 수출은 증가했던데 반해 현재 한국은 중국과 미국이라는 양대 시장 모두에서 수출 감소를 겪으며 무역적자폭은 확대되고 있다.

대체할 수 있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와 동남아시장 등은 아직 영글지 못한 열매여서 당분간 충분한 대체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기업 위주 수출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경제의 한계는 이들 대기업의 대표상품 수요변화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에 비해 내수시장 기반이 탄탄하고 가계저축률도 높은 일본도 1990년대 초 소비감소를 겪으며 생산성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성장률 하락을 경험했다. 수출에 비해 내수 비중이 낮은 한국은 자칫 바닥없는 추락을 경험할 위험을 늘 안고 있기에 현재의 상황이 더 당황스럽다.

최근 발표된 작년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정부, 기업, 가계 가운데 유독 가계 부문만 순자산이 318조원이나 감소했다. 경영의 어려움을 늘상 입에 달고 사는 기업부문에서는 600조원이 증가했으나 소리 없는 가계의 상황은 매우 불안해졌다. 경제통계가 나온 이래 처음 겪는 일이다. 외환위기 때나 금융위기 때도 없던 현상이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줄었고 이는 결국 기업의 생산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요자가 고갈되면 경제 각 부문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 자명하다.

이런 상황 타개를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확대가 필요한데 세수는 구멍이 났다. 구멍난 세수를 채워 올리려면 고소득 계층의 증세가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지만 그들을 향해서는 끊임없는 구애활동처럼 세금감면의 혜택을 늘려주기에 분주하다.

현재 정부가 전적으로 믿고 매달리는 미국 역시 최근 신용조사기관 피치로부터 신용등급 강등을 당하며 쉬쉬하고 감춰뒀던 미국의 위태로운 상황이 노출됐다. 정부와 시장이 저마다의 목적 때문에 미국이 안고 있는 근본적 문제를 덮어두고 금리 하나를 둔 입씨름만 하던 미국이 지금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불만을 쏟아내지만 근본적으로 하체가 부실해져버린 미국의 권력이 쇠퇴하는 것을 감추는 데는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11년 전에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있었지만 상황은 그때보다 더 나쁘다. 당시에도 빠르게 금리를 올렸지만 그 덕분에 국채금리도 물가도 안정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당시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물가는 잡히지 않고 국채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국채 이자부담 역시 급증하고 있어서 정부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미국보다 더 큰 우리의 수출시장이었던 중국 역시 한국정부의 애초 기대에 비해 오래 경기상황은 썩 좋지 않다. 중국의 리커플링 효과를 기대했지만 중국의 가계 소비여력은 예상보다 약했고 기업의 생산활동도 예상보다 부진하다.

물론 연말로 갈수록 중국시장은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지만 미국은 점차 그 전망이 어두워져 가고 있다. 미 국채 투자에 올인 하다시피 한 지역은행들의 부실화는 초기 진화를 잘 해 시스템 붕괴 위험을 막아냈지만 사무용 부동산의 담보가치 하락은 손을 쓰기도 쉽지 않은 듯하다. 그런데도 과연 하반기에는 성장률의 높일 수 있을까 걱정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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