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한탕' 개미자금 증시로···한달 새 예탁금 6.4조 증가
'이차전지 한탕' 개미자금 증시로···한달 새 예탁금 6.4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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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 58.2조로 한달 전에 비해 6.39조 급증
에코프로 150만원 넘었던 지난 26일, 코스닥 하루 거래대금 '역대최고'
전문가들 "묻지마 투자 등 투자 과열 주의, 이차전지 독주 지속은 어려워"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이차전지 투자 열풍에 한 달만에 6조원 이상의 개인 자금이 증시로 몰리며, 투자자 예탁금이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7일 기준 58조1900억원으로 한 달 전 51조8000억원에서 6조3900억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자금을 말한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해 7월 1일 58조73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 예탁금이 급증한 것은 투자자들이 앞으로 증시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에코프로나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주식 가격이 최근 한 달 새 100% 넘게 상승하고, 하루 새 20% 넘게 빠지는 등 급등과 폭락을 반복하자 단타를 노린 개인 투자자 자금이 쏠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6일 에코프로가 150만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기록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하루 거래대금은 무려 62조8000억원으로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하루 코스닥 거래대금만 26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신기록을 썼다.

7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하루 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27조300억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41% 증가하며 2021년 8월 이후 근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차전지 투자쏠림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7월 코스피에서 POSCO홀딩스(1조7700억원)와 포스코인터내셔널(4500억원)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조2000억원으로, 이달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14조1000억원)의 무려 15%를 차지했다.

코스닥의 에코프로(1조5000억원)와 에코프로비엠(1조3000억원) 쏠림은 더 심했다. 두 종목을 합친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조8000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하루 평균 거래대금(12조9000억원)의 22%나 됐다.

이차전지 종목 중 특히 양극재와 음금재, 니켈, 전구체 등 소재 관련 기업 종목들이 세계적 전기차 대중화와 맞물려 중장기 투자 전망이 상당히 밝은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소재 관련 국내 포스코 계열사와 에코프로 계열사 종목 가격이 급등하며 상당한 거래 차익을 본 개미들이 늘어나며, 개인 투자자들이 소위 '묻지마' 이차전지 투자에 나서 투자 과열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게다가 투자자 예타금 중 상당액은 빚을 얻어 주식 투자를 하는 '빚투' 자금인 것으로 나타나, 다시 젊은 MZ세대들이 '한탕'을 노린 이차전지 단타 매매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투자한 뒤 아직 빚을 갚지 않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말 19조4000억원에서 이달 28일 20조1000억원까지 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차전지 투자를 하지 않던 투자자들이 새로 증시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분위기"라며 "각 지점마다 이차전지 종목 주가가 앞으로 오를지, 지금 사도 되는지 등을 물어보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흔히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 즉 '나만 이득 보는 것에서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이차전지 종목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차전지 쏠림 현상이 당분간 나타나겠지만, 상당 기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도 크고, 실적도 예상치를 하회해 이차전지 독주가 앞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차전지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나 경기 순환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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