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단기간 외형성장에 치중···경영진 보상체계 재검토 필요"
"보험사, 단기간 외형성장에 치중···경영진 보상체계 재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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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보험산업 장기비전 경영과제 세미나'
성과보수 비중 상향·주식 기반 성과급 확대 등 제시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산업 장기비전 경영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최근 고령화·저성장 기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대내외적 환경 변화 속에서 보험사들의 경영이 장기적 관점의 지속가능성, 기업가치 제고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존의 단기수익·외형성장 중심에서 장기비전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보수와 성과 간의 밀접한 연계성을 확보하고, 보수 산정기준 및 방식에 대한 투명한 공시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보험약관 등의 용어를 쉽게 개선하고, 보험사의 신뢰도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관련 지수를 마련, 비교·공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금융연구원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보험산업의 장기비전 경영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보험사들이 그동안 단기간 내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해 오진 않았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내 보험산업에서 확산된 '단기 성과주의'엔 단기 성과에 연동된 보상체계와 경영진의 잦은 교체, 단기 성과에 대한 투자자의 요구, 소비자 신뢰 소홀, 장기비전 전략 부재, 조직문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지금껏 유지돼 왔던 경영진 관련 보상·인사체계, 사업모형 등의 유효성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경영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한 연구위원은 "보험사 경영자가 장기손익 관점에서 경영활동을 수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한 과제인데, 현재 경영자 보상체계를 보면 주로 단기성과 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경영자 보상 산정기준이나 방법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경영자 보수가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험사 경영진 보상체계의 개선사항으로는 △성과보수 비중 상향 △주식 기반 성과급 확대 △이연보수 확대 △이연기간 상향 △보상의 환수·축소 △비재무적 지표 활용 △보수 결정 및 산정공식 공시 등을 제시했다.

그는 "영국, 호주 등은 CEO에 대해 7년까지 변동보수를 이연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만큼, 성과급의 이연지급 기간을 현행 3년에서 점차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연 기간 동안 밝혀진 경영진의 과오로 인한 손실이 성과급 지불 시점에 보수에 반영되도록 한다면 경영자가 중장기적 기업가치의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의 수익성과 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진이 일관되고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임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현재 국내 보험사 경영자의 임기는 약 2~4년 수준이다. 2010~2021년 보험사 경영진의 임기(생보가 12개·손보사 10개사)를 살펴보면 CEO의 임기는 평균 50.1개월이었으며, 사외이사는 평균 30.6개월, 기타 등기임원은 평균 43.9개월이었다.

한 연구위원은 "장기 재임 기회의 부여는 짧은 재임기간 내 무리하게 단기 수익을 추구하지 않고, 장기적 비전 하에 기업가치 향상 및 소비자신뢰 제고 등을 위해 경영활동을 수행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산업의 소비자 신뢰 제고를 위한 방안에 대해선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인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해 보험모집종사자에 대한 관리와 자기책임 강화 등 방안이 더욱 적극적으로 마련·실행될 필요가 있다"며 "일반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보험약관 등 용어를 전면 개편하고, 보험사 신뢰지수 또는 소비자 만족도지수 등을 마련해 비교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이들도 세미나 내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병덕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사회를 맡은 토론은 김재복 농협생명 경영기획부 본부장과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 신상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오성혁 삼성화재 기획1팀 상무, 장권영 보스턴컨설팅그룹 MD 파트너가 참여했다.

배홍 보험국장은 "전반적으로 발표 내용에 대해 공감하고 동의한다"며 "보험산업은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데, 소비자 보호 전문가 양성·운영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 적절한 보상 조치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등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라고 짚었다.

신상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최근 들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보험업계에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당국과 학계가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많이 언급되는 부분은 헬스케어로, 이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보험서비스와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당국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신 과장은 "경영진 보상 관련해서는 보험과 함께 은행 등 전 업권에 대해서 제도 개선 후속 작업이 있으며, 하반기에 구체적으로 진행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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