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난 차입금에 이자비용 '껑충'···카드사, 수익성 악화에 한숨
불어난 차입금에 이자비용 '껑충'···카드사, 수익성 악화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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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악화에 차입금 28.2%↑···차입비용 두배 넘게 증가
수익성 악화 '현재진행형'···금리상승기에 만기도래 채권 급증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업계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이자율이 높고 만기가 짧은 차입금을 일년새 30% 가량 늘렸기 때문인데, 그 결과 이자비용이 50% 가량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만기가 도래한 채권과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상환을 위해 회사채 등을 새로 발행할 경우 수익성의 추가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차입부채 규모는 122조6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차입금은 41조2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 급증한 반면, 회사채는 81억4245억원으로 같은 기간 4.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차입금 비중도 1분기 33.6%로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p) 확대됐다.

카드사 중 차입금 비중이 가장 많이 확대된 곳은 우리카드(36.6%)로 전년 동기 대비 9.2%p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작년 말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올해 1월 중 해외 ABS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이에 1분기는 차입금 위주로 조달했지만, 2분기는 회사채 발행을 재개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카드(6.5%p) △삼성카드(5.1%p) △현대카드(4.5%p) 등이 뒤를 이었다. 롯데카드의 차입금 비중은 43.5%로 전년 대비 2%p 감소했지만, 카드사 중 차입금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처럼 차입금 비중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여파에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은행 대출 등 외부차입 비중을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외부차입 비중이 높아지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통상 차입금의 경우 회사채와 비교해 만기가 짧아 안정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금리도 높아 상환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신용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회사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로 카드사의 1분기 조달여건을 살펴보면 신한카드의 차입금 평균 이자율은 3.43%로 회사채(2.84%) 대비 0.59%p, 우리카드의 차입금 이자율은 3.14%로 회사채(2.47%) 대비 0.67%p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금리 상승기와 겹쳐 카드사 이자 부담도 크게 늘었다. 1분기 7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8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9% 증가했다.

이 중 회사채 이자비용은 5791억원으로 일년새 49% 증가한 반면, 차입금 이자비용은 3154억원으로 같은 기간 123.6%나 급증하며 비용 증가세를 견인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자금조달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됐다. 의도했다기 보다 상황에 맞춘 것에 가깝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정상화가 진행돼야 하고, 점차 기존 조달 형태에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조달비용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분기 카드사들의 유동성 차입금이 6조1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8%나 급증했고, 유동성사채 또한 24조7045억원으로 22.8% 늘었기 때문이다.

유동성차입금이란 약정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장기차입금 중 시간이 지나 잔여만기가 1년 미만이 된 차입금이다. 유동성사채 역시 같은 맥락이며, 단기차입금도 25.2%나 늘었다.

회사채와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면 자금을 통해 상환하거나, 새로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 회사채를 차환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시장금리가 장기채 발행 당시보다 크게 상승해, 재발행시 높은 이자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상 장기여전채는 3년 단위의 발행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에 여전채 AA+ 3년물 금리로 비교해보면 지난 2020년 7월 1일 1.456%, 이달 5일 기준 4.267%로 3년새 2.811%p나 증가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고스란히 이자비용으로 돼,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2실장은 "지금 만기가 돌아온 사채나 차입금을 보면 2~3년 전에 발행했던 것들이 대부분이다"라며 "당시는 발행조건이 좋았고 금리도 낮았다. 지금 와서 새로운 조건으로 발행한다면, 조달비용이 급증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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