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카드사들, 수수료 압박에도 애플페이에 목매는 이유
[초점] 카드사들, 수수료 압박에도 애플페이에 목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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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우리카드, 제휴 위한 협상 진행 중
수수료, 단말기 보급비용 감안시 역마진 우려도
원인은 삼성페이 유료화···"협상력 위한 포석일 수도"
(사진=애플)
애플페이 사용 사진 (사진=애플)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사들이 본격적으로 애플페이 제휴에 나선 가운데, 애플페이의 높은 수수료율 등은 역마진 우려를 낳는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와의 제휴를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16일 카드업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카드가 최근 애플페이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카드사들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프라 구축 등을 고려하면 오는 9~10월 중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와의 제휴에 나선 것은 젊은 신규고객 유치와 고객이탈 방어 목적으로 해석된다. 현재 애플페이 유일한 제휴처인 현대카드 4월 신규 가입자 수는 약 16만6000명으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2·3위인 신한·삼성카드를 5000명 이상 상회한다.

또한 애플페이 주 이용층은 젊은 층이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신규회원 중 51%가 20대로 나타났으며, 30대가 28%, 40대가 12%로 나타났다. 3040대 사용률이 높은 카드사로써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애플페이에 대한 카드사들의 러브콜은 다소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애플페이의 경우 기존 무료화 노선을 유지 중인 삼성페이 등과 다르게 건당 0.15%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어,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의 74%(229만4000곳)가 0.5%(신용카드 기준)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이다. 단순 계산으로 이들로부터 받는 가맹점 수수료의 30%를 애플페이에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현대카드가 부담하고 있는 단말기 보급비용 마저 부담해야 할 수 있다.

특히 조달비용 상승 등이 겹친 결과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의 일시불 취급액(155조2642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8%나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5854억원)은 23.4%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다. 섣불리 리스크를 지고 가기 어려운 시점이다.

여기에 현대카드의 선점효과로 신규고객 유입이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점과, 애플페이 주고객층이 대부분 소액결제라는 점 등도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업권 관계자 들은 삼성페이의 유료화 움직임이 애플페이와의 제휴를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기존 삼성페이는 카드사에 수수료 무료화 노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0일 전 카드사를 대상으로 삼성페이 관련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계약 만료 시점은 오는 8월 10일로, 사실상 유료화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의 빅테크 역시 수수료 마진폭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애플페이와의 제휴를 미룰 이유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와의 제휴는 신규회원 유입 측면에서 효과가 있겠지만, 재무적인 부분에서도 이점이 있진 않을 것 같다"며 "최근 애플페이 제휴 움직임은 삼성페이 유료화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삼성페이가 수수료 무료화를 유지한다면 카드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역으로 삼성페이와의 협상력을 높이고자 애플페이와의 제휴를 진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삼성전자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한 배경엔 삼성스마트폰(갤럭시) 점유율을 수성하기 위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업권에선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제휴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수료 무료화를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의 경우 "삼성페이 유료화시 결제건수가 많을수록 수수료가 낮아지는 슬라이딩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점유율이 높은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노선이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사의 경우 삼성페이의 영향력이 좀 더 크게 와닿는 면이 있다. 애플페이와의 미제휴를 조건으로 무료화가 유지되거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면 제휴를 고민하게 될 것"며 "반면 중소형사는 새로운 고객 유입이나 점유율 측면에서 애플페이 제휴가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좀 더 애플페이 제휴에 적극적일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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