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삼성페이 유료화 다가오는데···카드업계 '전전긍긍'
[초점] 삼성페이 유료화 다가오는데···카드업계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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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유료화에 따른 수수료 연 660억~990억원 수준
업황 불황에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유료화 동참할 듯
삼성페이 사용자가 CU편의점에서 결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페이 사용자가 CU편의점에서 결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삼성페이 유료화 가능성에 카드업권에 비상이 걸렸다.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단순계산으로 수백억원대의 수수료가 가중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의 삼성페이 이탈 가능성부터 고객혜택 축소 등 수수료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0일 전 카드사를 대상으로 삼성페이 관련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계약 만료 시점은 오는 8월 10일로, 사실상 유료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게 카드업계 공통적인 분위기다.

그렇다면 카드사들이 내야할 수수료는 어느 정도일까. 현재 애플페이가 카드사에 받고 있는 수수료는 0.15%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부과한다면 카드사 별로 결제규모·건수 등을 감안, 0.1~0.15% 내외로 차등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2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휴대폰제조사의 간편결제(삼성페이) 규모는 일평균 1853억2000만원이었다. 작년과 결제금액이 유사하다는 가정 하에, 해당 금액의 0.1~0.15%를 단순 적용하면 연간 수수료 규모는 660억~990억원 수준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삼성페이에 대한 수수료를 내고 있지 않았지만 안면인식 등 인증비용으로 카드사 별로 연간 약 50억원(건당 3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비용부담이 가중된다는 게 카드업계의 우려다.

문제는 가뜩이나 카드업계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앞서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5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나 급감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고금리 기조에 따른 조달비용 급등과 건전성 악화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 탓이다.

더구나 2012년 이후 꾸준히 낮아진 가맹점 수수료율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상태다. 그 결과 카드 이용실적이 크게 늘었음에도, 오히려 순이익이 하락한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카드업계 화두는 생존이다. 사업확장 대신 내실을 강화하면서, 영업환경이 개선될 때까지 버티는 형국에 가깝다"며 "이런 가운데 수백억원대 수수료가 발생한다면 버티기 어려울 뿐더러, 큰 타격을 입게 되는 카드사도 속속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수수료를 받기 시작할 경우,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업권 전반에 유료화 도입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네이버나 카카오 등 전자금융업자의 일평균 간편결제액은 3511억5000만원으로 0.15% 적용 시 단순 계산으로 수수료 규모는 연간 1875억원에 달하며, 삼성페이와 합산시 2865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삼성페이의 유료화시 고객 혜택 축소부터 수수료 부담을 이기지 못한 일부 카드사들의 이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카드사 역시 삼성페이 유료화를 거부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애플페이의 경우 현대카드를 통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그 영향력이 제한적이지만, 삼성페이는 일종의 결제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수수료만으론 카드사들의 이탈 가능성은 낮다. 울며 겨자먹기로 수수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중된 수수료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가 신용카드업에 대한 산업경쟁도를 평가한 결과 "핀테크‧빅테크와의 결제 부문 경쟁, 가맹점 수수료 규제로 본업인 신용판매의 수익이 저조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어 "반면 회원은 복수의 카드 중에 가장 혜택이 높은 카드를 골라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체리피킹(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유리한 것만 선택하는 행위)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에 카드사의 경쟁은 가맹점보다 회원에 대한 혜택에 집중됐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축소될수록 혜택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 90% 이상이 0%에 가까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는데다, 세액공제 등을 고려하면 신용판매 부문에선 확실한 역마진이 나고 있다"며 "결국 수익성 측면에서 무이자할부기간을 축소하든가 고객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수익성을 보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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