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은행권, 338조 퇴직연금 시장 대회전···1분기 승자는
[초점] 은행권, 338조 퇴직연금 시장 대회전···1분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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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KB, 적립금 증가 규모 1·2위···수익률, 하나·신한 순
7월 디폴트옵션 본격 시행···맞춤형 서비스 고도화 사활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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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올해 1분기 338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권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적립금이 전분기 대비 1조원 이상 증가,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다.

4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은행권 퇴직연금(DB·DC·개인형IRP) 적립금 규모는 174조9013억원으로 지난해 말(170조8255억원)보다 4조758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전체 퇴직연금 증가액은 다른 경쟁업권인 증권, 보험업권의 증가액을 크게 상회했다.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73조8467억원에서 76조8838억원으로 3조371억원 늘었다. 보험업권은 같은 기간 87조518억원에서 86조5809억원으로 4709억원 줄었다.

은행들 가운데 적립금 증가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하나은행으로 전분기(27조2638억원)보다 1조855억원 늘어난 28조3493억원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KB국민은행이 31조5149억원에서 32조5797억원으로 1조648억원 증가, 하나은행 뒤를 바짝 쫓았다.

퇴직연금 강자 신한은행의 1분기 적립금은 35조773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163억원 증가, 하나·국민은행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신한은행의 경우 전체 적립금 규모가 은행 가운데서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적립금(18조6603억원) 증가 규모는 6382억원으로 4위를, 우리은행의 적립금(20조8755억원) 증가 규모는 4600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퇴직연금 운용 은행 11곳 가운데 적립금 성적 '꼴찌'는 산업은행(7조962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956억원 줄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적립금이 감소했다.

수익률 측면에서 주요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적을 거둔 곳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었다. 1분기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보면 확정급여(DB) 원금보장형, DB 원금비보장형, 확정기여(DC) 원금보장형의 수익률이 각각 2.49%, 3.37%, 2.70%로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의 경우 개인형IRP 원금보장형 수익률이 2.35%로 해당 부문에서 가장 높았다.

나머지 DC 원금비보장형과 개인형IRP 원금비보장형의 경우 은행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국내주식, 채권 등으로 구성된 원금비보장형 상품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증시 부진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들어 증시가 서서히 회복하면서 전 은행의 비보장형 퇴직연금 상품 수익률이 전분기 대비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올해 1분기 퇴직연금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낸 하나은행은 성과 배경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꼽았다. 앞서 하나은행은 고령화로 퇴직연금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진단,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현재 가장 힘을 주고 있는 서비스는 퇴직연금 전문 컨설턴트(상담사)가 직접 찾아가는 '방문상담 서비스'다. 퇴직연금뿐 아니라 자산관리, 세무 등 재테크에 대한 전반적인 상담을 함께 제공해 고객 만족도가 높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오는 7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이 본격 시행되는 만큼 은행권에선 퇴직연금 고객이탈 방지 및 신규고객 유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DC형과 개인형IRP형에서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 경우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자동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낮은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로, 수익률에 따라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운용 전략 등 역량을 비교해볼 수 있다. 퇴직연금 운용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다른 업권으로의 고객 이탈 규모가 커질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최근 은행들이 퇴직연금 상품을 고도화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퇴직연금 특화 서비스 '신한 연금케어'를 출시했다. 신한 연금케어는 퇴직연금 특화 목표기반 투자엔진이 적용된 상품이다. 개인별 수익률 목표 설정은 물론 맞춤형 상품 포트폴리오와 투자 가이던스를 제공한다. 전문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별 퇴직연금 운용 목표액과 목표 수익률이 달성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 인공지능(AI)이 고객의 연금자산 현황을 진단하고 은퇴시점에 필요한 연금자산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적의 연금투자 솔루션과 비대면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AI연금투자 솔루션'을 선보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앞으로 더 클 시장이란 점에서 새로운 먹거리로써 매력이 큰 분야"라며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에 가입만 하고 운용방식, 수익률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고객이 주 타깃이 될 수 있어 대부분 맞춤형 서비스를 보다 정교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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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세찰 2023-05-04 09:30:31
국내 퇴직연금은 수익률이 담합 수준으로 처참하다.
완전 자율화해서 개인이 운용회사외 상품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