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원·달러 환율, 1310원대 복귀
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원·달러 환율, 1310원대 복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율 1311.1원, 12.2원↑···달러인덱스 101.3
1년 기대인플레이션 4.6%, 전월比 1%p↑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 만에 1310원대로 복귀했다. 단기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며, 완화됐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재확산됐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들의 호실적 역시 금융 불안감을 진화하며, 연준의 긴축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2.2원 오른 달러당 1311.1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금요일 1298.9원으로 마감했던 환율은, 2거래일 만에 1310원대로 복귀했다.

이날 환율 상승세의 주재료는 기대인플레이션의 급등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시간대에 따르면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이 4.6%를 기록, 전월(3.6%) 대비 1%포인트나 급등했다.

해당 상승세는 기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세 둔화) 전망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앞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대비 상승률이 5%로 크게 둔화된 데다, CPI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물가상승세가 진정됐다는 인식이 확대되며, 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 발표 직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시장 참여자의 84.9%가 다음달 연준이 금리를 인상(0.25%p)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4일 대비 6.9%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또한 7월로 유력시됐던 금리인하 시점도 9월로 미뤄졌으며, 연내 금리인하 횟수 전망도 세차례에서 두차례로 줄었다.

연준의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훌쩍 웃돌고 있다"며 "시장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14일 기준 4.0989%로, 전장 대비 3.29%나 상승했다. 또한 위험선호심리가 위축되자 14일 기준 뉴욕증시 3대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도 견조한 은행 실적 역시 긴축 가능성을 지지했다. 지난 14일 JP모건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폭증한 12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씨티그룹은 7% 증가한 46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은행들의 호실적이 이어지자 금융불안우려는 완화됐으며, 이는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로 소화됐다. 그 결과 달러인덱스도는 지난주 100.5선에서 현재 101.3선까지 반등했으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 가치는 달러 대비 절하됐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그간 달러 약세였던 금융안정 우려가 JP모건 등의 견고한 실적 발표에 되돌려지자,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다시 초점을 맞췄다"며 "여기에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윌러 이사와 다이먼 JP모건 CEO의 매파적 발언들이 더해지자 달러화는 강세 흐름이 연출됐다"고 진단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