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재점화에···환율, 두달만에 장중 1300원 돌파
인플레 우려 재점화에···환율, 두달만에 장중 130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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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99.5원 마감, 14.7원↑···장중 1303.8원
美 PPI, 실업률 등으로 연준 긴축 경계감 고조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약 두달만에 1300원대에 진입했다. 생산자물가와 실업률 등 각종 지표들이 물가 반등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이 3월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며 긴축 경계감을 높인 결과, 위험선호심리는 후퇴했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4.7원 오른 달러당 1299.5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2월 19일(1302.9원) 이후 최대치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7.1원 오른 달러당 1291.9원에 개장해, 상승세를 보이며 오후 12시경 1300원을 돌파했다. 이날 1303.8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마감을 앞두고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1300원 안착에는 실패했다.

이날 환율 하락세의 주재료는 재점화된 물가 상승 압력과, 연준 위원의 매파적 발언이다.

전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월 대비 6%,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5.4%, 0.4%)를 크게 상회한다. 근원 PPI 역시 전년 동월과 전월 대비 각각 5.4%, 0.3% 상승했다.

통상 PPI는 소매 물가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이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서프라이즈 이후 고조된 물가 상승 우려가, 다음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고용발 물가 상승 압력도 확대됐다. 같은 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19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000명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20만명)를 크게 밑돌았다.

여기에 연준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졌다. 전일 연준 내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회의에 참석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다음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인플레이션이 완강하게 지속되면, 금리를 더 높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1월 CPI 이후 고조된 긴축 경계감에 기름을 부었다.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시장참여자의 52%가 최종금리 수준이 6월 기준 5.25~5.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주 대비 13.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또한 금리 인하 시점이 12월이 될 것이란 전망도 강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4.64%로 전장 대비 0.2% 상승했으며, 10년물 금리도 3.8608%로 1.47% 올랐다. 전일 103 중반대에 머물던 달러 인덱스도 104.4선까지 치솟았다.

뉴욕 증시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전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6% 하락한 3만3696.85로 마감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090.41로 전장 대비 1.38%나 떨어졌으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만1855.83로 1.78%나 하락 마감했다.

반대로 유로는 전일 유로당 10.72달러에서 현재 1.0636달러로 떨어졌으며, 달러당 엔화가치는 134.82엔으로 135엔에 근접했다. 특히 정찰풍선에 대한 미 바이든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에 위안화는 달러당 6.878위안까지 절하됐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1월 PPI가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 기대를 꺾은 데다, 연준이 주목 중인 서비스 가격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신규수당청구건수 역시 긴축 필요성을 지지하며 긴축 경계감을 높였고, 위험회피 심리를 가중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향후 환율 상승세는 일정부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1월 나올 재료는 이미 다 나왔다"며 "주목할 점은 환율 상단이 1300원선에서 제어됐다는 점이다. 수급 측 매도 물량이 나왔고, 당국경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강세가 유지되는 선에서 환율이 횡보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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