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자사주 소각···삼성家 3번째 상속세 재원 포석?
삼성물산 자사주 소각···삼성家 3번째 상속세 재원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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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5년간 3조원 규모 자사주 전량 매각 계획
오너 일가, 금리인상에 상속세 납부 위한 대출 증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지난 9일 공판에 출석하는 이재용 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삼성물산이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오는 4월 세번째 상속세를 납부해야하는 삼성 오너 일가 입장에서 자사주 소각과 함께 주가 상승이 동반되면서,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삼성가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삼성물산은 보통주 2471만8099주(총 지분의 13.23%)와 우선주 15만9835주(우선주 발행량의 9.8%) 등 5년간 약 3조원 어치를 단계적으로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은 최고 주가 부양 카드로 불린다. 자사주 소각 발표 당일인 지난 16일 삼성물산 주가는 3.77% 상승했다. 또 이날 주가는 전날 대비 0.52% 오른 11만6100원으로 마감했다.  

물산 자사주 소각은 삼성 오너일가에 직접적 이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8.1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6.24%를 보유하고 있다. 배당도 함께 늘어난다. 삼성물산이 2025년까지 3년간 매년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현금 배당 방식으로 주주들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오너 일가 배당금도 그만큼 늘어난다. 

다만 이들은 최근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지분 매각 등에 힘쓰고 있어, 삼성물산 자사주 소각을 앞두고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고 이건희 회장은 유족에 삼성전자 4.1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9%, 삼성SDS 0.01% 등의 지분을 남겨, 삼성 오너 일가가 내야 할 상속세는 약 12조원이다. 가장 많은 상속세를 내야 하는 사람은 고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으로 3조10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2조6000억원), 이서현 이사장(2조4000억원) 순이다. 5년간 6차례 걸쳐 상속세를 나눠내는 데, 오는 4월 세 번째 상속세 납부 기일을 맞는다. 

이미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 10일 상속세 납부 목적으로 삼성SDS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2021년 말에는 삼성생명 주식 2300억원 어치를 매각하기도 했다. 언니인 이부진 사장도 지난해 삼성SDS 주식을 일부 매각해 현금 1900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재용 회장은 무보수 경영 중에도 아직까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을 매각하지는 않았고, 신용대출과 배당금 등으로 상속세를 내고 있다. 

현재 삼성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이자율은 3~6% 사이이며, 일부는 오는 4월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최근 금리인상에 따라 늘어난 상속세 부담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 삼성 오너 일가에 당면 현안이다. 

홍라희 전 관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8500억원을 대출을 받았고, 이서현 이사장도 최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하나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4건의 대출로 총 1471억원을 받기도 했다.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 결정으로 삼성그룹 전체 지배구조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돼,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도 어렵지 않게 진행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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