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더니···넷플릭스의 배신?
[초점]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더니···넷플릭스의 배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분기 실적 발표 후 주주서한 통해 '공유 요금제' 확대 예고
3월 시행 '가닥'···'동거 가족' 제외 1인당 약 3달러 부과 전망
넷플릭스 홈페이지 화면.
넷플릭스 홈페이지 화면.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OTT 최강자'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유료화 확대에 나섰다. 칠레 등 남미 일부 국가에 시행 중이던 공유 요금제가 우리나라에도 곧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2017년 트위터)이라는 글은 결국 장삿속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셈이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4분기 실적 발표 후 공개한 주주 서한을 통해 "1분기 말에 계정 공유 유료화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동거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물리는 정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계정공유는 비즈니스 구축뿐만 아니라 투자를 통해 회사를 개선하는 장기적인 능력을 약화한다”며 “1분기 후반 계정공유 유료화 조치를 광범위하게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계정공유를 엄격하게 단속하겠다는 취지다.

이에따라 국내에서도 계정 공유 유료화가 기정사실화됐다. 늦어도 3월 안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공유 요금제 가격은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약 3달러(약 3700원)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등 남미 일부 국가에서 시범 운영 중인 공유 요금제 가격은 1인당 2.99달러다. 시장조사업체 코웬은 요금제 가격을 월 3달러로 책정할 경우 미국과 캐나다에서 7억2100만 달러(약 89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3월 계정 공유 요금제를 처음으로 출시한 칠레 등 남미 일부 국가의 경우, 최대 2명까지 공유할 수 있고 계정 소유자의 IP 주소 및 계정 활동 등으로 동거 가족과 제3자를 구분할 수 있다. 여러 기기에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할 경우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이용약관상 이용자 가구 구성원에게만 계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단속이 미흡해 사실상 지인 등 제3자와 공유할 수 있는 구조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1억명 이상이 가족·친구 등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공유 요금제를 추진할 경우 이용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본인 명의로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이용자 120명 가운데 42.5%가 '계정 공유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면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했다. '추가 비용을 내겠다'는 이용자는 24.2%에 그쳤다. 

이용자들의 반발에도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유료화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가입자 수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때문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1분기 유료 가입자 수는 이전 분기보다 약 20만명 감소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줄어든 건 창사 11년 만에 처음이었다. 가입자 수가 떨어지면서 실적 발표 당일 넷플릭스 주가도 약 35%나 급락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