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거리두기 끝난지 언젠데"···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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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재차 영업시간 복원 언급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공동TF' 출범 '미정'
KB국민은행 여의도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최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하는 가운데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은행권에 대한 국민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입니다."

금융 당국이 은행 영업시간의 정상화를 재차 주문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1시간 단축된 영업시간이 다시 늘어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한껏 고조된 데다 당국이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할 때" 쓴소리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국민 생활 불편 해소 측면뿐 아니라 서비스업으로서의 은행에 대한 인식 제고 및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이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자가 요구하는 게 부당하지 않다면 맞춰주는 게 맞고, 그게 국민 기본적인 상식이나 정서와도 맞다"는 설명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예외적·한시적으로 (영업시간 단축을) 한 것이고 이에 관한 문제점은 은행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때가 되면 정상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영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크다는 지적에도 정상화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영업시간 원상 복구를 서둘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직접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사 간 협의가 필요하지만 당국과 정치권에서는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의 영업시간이 단축된 건 지난 2020년 2월부터다. 당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발맞춰 점포의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앞뒤로 30분 줄였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됐음에도 은행은 여전히 단축된 영업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디지털 금융이 자리를 잡으면서 영업점 방문객이 줄었다곤 하나 고령층 등 지점방문이 필요한 고객들 사이에선 불만이 커졌다. 여기에 일부 은행이 점심시간에도 영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실제 대구은행·부산은행 등에 이어 KB국민은행은 오는 30일부터 14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중식시간 동시사용'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 해당 지점에선 행원들이 점심을 먹는 낮 1시간 동안은 은행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은행권은 '9 TO 6 점포' 등 탄력점포를 늘릴 계획이지만, 영업시간 정상화를 원하는 이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 급물살 타나···노사 '머뭇'

업계 안팎에선 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전면 해제' 여부 검토에다 당국의 쓴소리가 더해지면서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화를 위해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함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시간 정상화를 안 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었는데, 당국 수장이 직접 정상화를 주문한 것이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업시간 단축을 유지할 명분도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업시간을 원상 복구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더라도 노사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 역시 아직 꾸려지지 않았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지난 5일 TF 발족에 대해 논의하려고 했으나, 관계자들의 일정이 맞지 않아 미뤄졌다"면서 "아직 TF 출범 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답했다.

이어 "오는 2월2일 정기 대의원회의를 개최하면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할 것"이라며 "출범하면 은행 영업시간을 포함해 올해 주로 어떤 안건을 가지고 논의할지 정하게 되는데, 그전에라도 TF 발족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금융노조의 분위기를 봤을 때, TF가 가동된다고 해도 영업시간 정상화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도 있다. 노조 측은 노동 강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 측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영업시간 단축을 원하고 있어서다. 노조 측은 근로시간을 주 4.5일로 줄이자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시간 정상화는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는 금융권의 흐름과 배치되는 것"이라며 "노조의 업무강도 저감, 4.5일제 요구 등과도 맞물려 있어서 영업시간 변경보다는 다른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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