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브랜드] 농심 '너구리'
[파워브랜드] 농심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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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11월 출시 우동라면···올해 3분기까지 60억6000만개 판매
진한 해물 맛 내기 위해 완도 다시마 통째로 넣어 '상생경영' 실천
농심은 1982년 '너구리' 출시 때부터 38년째 완도 다시마를 써왔다. (사진=농심) 
농심은 1982년 '너구리' 출시 때부터 38년째 완도 다시마를 써왔다. (사진=농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너구리'는 1982년 11월 농심에서 출시한 우동라면 브랜드다. 올해 불혹을 맞은 너구리는 깊고 개운한 국물맛과 오동통하고 쫄깃한 면발 덕에 꾸준히 사랑받으며, 농심의 최장수 라면 브랜드로도 등극했다.  

첫 개발 당시 기존 라면 굵기의 2배 가까이 되면서도 잘 익는 면발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지만, 농심은 수많은 실험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너구리를 완성했다. 당시 우동은 가정에서 즐기기 쉽지 않은 음식이었기에 너구리는 혁신적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1980년대 초 주종을 이루던 라면 가격은 100원대였다. 너구리는 200원대로 출시됐지만 재치있는 이름과 해물우동 국물, 두꺼운 면발로 인기를 끌었다. 너구리 매출액은 출시 두달 만에 20억원을 넘어섰고, 1983년에는 15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너구리는 연 매출 1000억원을 거두는 농심의 효자로 성장했다. 1982년 11월 출시한 너구리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 60억6000만개를 기록했다. 이를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2조4000억원에 달한다.

농심 쪽은 "꾸준히 사랑을 받은 비결은 겨울이면 생각나는 따끈한 우동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국물을 결합시켰다는 데 있다"며 "기존 라면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맛으로 출시 초반부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어린이날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 앞마당에서 어린이들이 너구리 캐릭터 인형과 함께 놀고 있다. (사진=농심)
2017년 어린이날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 앞마당에서 어린이들이 너구리 캐릭터 인형과 놀고 있다. (사진=농심)

농심은 국내산 다시마도 인기 비결로 꼽았다. 국물맛의 화룡점정으로, 맛과 영양까지 더해주면서 너구리만의 개성이 됐다는 설명이다. 농심 측은 "개발 당시 국물 요리를 할 때 깊고 진한 해물 맛을 내기 위해선 다시마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며 "국내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은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별도 가공 없이 그대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너구리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째로 넣은 다시마는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도 함께 얻으며 너구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덧붙였다.

너구리 역사와 함께 이어온 농심의 40년 완도 다시마 사랑은 어민들의 안정적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상생 경영 사례로도 꼽힌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톤의 금일도 다시마를 구매해오고 있다. 누적 구매량은 1만6000여톤에 달한다. 올해는 너구리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예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450톤을 구매했다. 이 덕분에 농심은 완도 다시마의 큰손으로도 불린다.

너구리는 광고 노래(CM송)로도 잘 알려졌다. '너구리 한마리 몰고 가세요'라는 문구와 '쫄깃쫄깃, 오동통통, 농심 너구리'라는 노래는 제품 출시 직후 지금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농심은 꾸준히 너구리 제품군을 확장해왔는데, 지금까지 용기면인 너구리컵, 너구리 큰사발면과 매콤한 해물볶음면인 볶음너구리가 출시됐다.

2019년엔 영화 '기생충'을 통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너구리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르티에이(RtA)'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이는 너구리 포장지를 거꾸로 뒤집으면 알파벳 R, t, A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초 배달의민족과 협업 이벤트를 여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라면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너구리가 이제 '신라면'의 뒤를 이를 글로벌 케이(K)-푸드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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