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현 쿠콘 대표 "기업이 혁신 서비스를 만들도록 데이터 제공"
[인터뷰] 김종현 쿠콘 대표 "기업이 혁신 서비스를 만들도록 데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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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개 금융기관·200여개 핀테크·1400여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
김종현 쿠콘 대표. (사진=쿠콘)
김종현 쿠콘 대표. (사진=쿠콘)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카카오페이·토스·핀다·네이버파이낸셜 등 한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빅테크·핀테크들이 찾는 데이터 기업이 있다. 바로 쿠콘이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결해 조직화하는 것을 서비스의 본질이자 핵심으로 삼은 쿠콘(COOCON).

한국 금융 데이터 사업의 개척자이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쿠콘의 김종현 대표를 만나 금융 데이터 시장 및 금융을 시작으로 공공, 의료 부문으로 확대되는 마이데이터 비즈니스, 대출비교를 포함한 금융상품 유통 비즈니스 등 데이터 산업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생각과 함께 쿠콘의 미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16년 동안 한우물···'찐 데이터' 기업 쿠콘

사실 쿠콘이 설립된 2006년만 하더라도 국내 데이터 시장은 불모지에 가까웠다. 특히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통하는 금융 분야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하나의 산업을 형성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던 시기였다. 이런 시점에 데이터만 바라보는 쿠콘이 탄생했다.

김종현 대표는 쿠콘 설립 이후 꽤 오랜 기간 동안 데이터와 자체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며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졌다. 쿠콘은 이제 은행,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 등 200여개의 금융기관과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200여개의 핀테크 기업 그리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삼성전자 등 1400여개의 공공기관, 대기업, 일반 고객을 확보한 국내 데이터 기업으로 진화했다. 탄탄한 고객사를 확보한 쿠콘은 지난해 코스닥에 이름을 올린 상장사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회사 이름에 데이터를 수집(Collect)하고 연결(Connect), 조직화(Control)해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데이터 회사를 하려고 한 게 맞다"며 "국내 500개 기관과 해외 40개 국가의 2000개 금융기관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만 설립 이후 10년동안 만들었다. 이후 최근 5년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해본 기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쿠콘은 △스마트 스크래핑 △금융 VAN △API 허브 등 세가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연결하고, 국내 최대 API 스토어인 '쿠콘닷넷'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250여개의 API형태로 제공한다. 개인자산정보를 비롯 대출한도, 금리조회가 가능한 '개인데이터 API'부터 계좌 간편결제, ARS 인증이 가능한 '간편결제 API'까지 다양하다.

그는 쿠콘의 역할을 데이터 시장 내 플레이어가 아닌 기업들의 데이터 통로이자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쿠콘이 잘 수집된 데이터를 고객사에 제공하면 기업들은 새로운 데이터를 가지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세상에 없던 대출비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핀다는 현재 쿠콘의 '대출한도 및 금리조회', '개인소득정보 패키지', '부동산 시세 조회' 등 여러 API를 도입해 주요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김종현 대표는 "기업들이 쿠콘 데이터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으면 쿠콘, 고객사 그리고 소비자까지 편리해지게 된다. 결국 이 과정을 만드는 게 쿠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쿠콘을 B2B회사로 규정하거나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 투자하는 일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우리 데이터를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가 만들어지면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마이데이터 다채로워진다"···'금융·의료·유통' 시너지 기대   

김 대표는 금융 데이터 시장의 큰 축으로 '마이데이터'와 '비교 서비스'를 언급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들이 '도토리 키재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내년부터는 서비스의 차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서비스 영역이 의료·건강기능식품 유통 등 새로운 곳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은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초창기라서 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했다면, 아마 내년쯤 되면 회사마다 기획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있는 만큼 기업별로 특화된 서비스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마이데이터 내에서 금융데이터와 건강데이터가 만나면 영양제, 식품, 보험상품 등을 맞춤형으로 추천해줄 수 있게 되고 수익 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비교 서비스도 블루오션 분야다. 현재 국내에서 '대출비교 서비스'를 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은 쿠콘과 연을 맺고 있다. 대출비교 서비스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이터 기업은 국내에서 쿠콘이 유일하다. 쿠콘에게 대출비교 서비스 인프라가 '효자'인 셈이다.

김종현 대표는 "대출비교 시장도 현재 신용대출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이제 규제가 점차 완화되면 아파트, 자동차, 약관 담보 대출 등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고 시장도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며 "실제로 대출비교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쿠콘 내에서도 해당 매출만 재작년에 비해 작년이 10배 늘었고, 올해도 2배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내년 베트남 진출 계획···동남아 시장 집중할 것"

쿠콘은 글로벌 시장의 NO.1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해외지사를 재정비하고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쿠콘은 중국, 일본, 캄보디아에 지사를 두고 데이터를 연결, 수집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 "우리나라의 다수 기업이 진출한 곳이 바로 베트남 시장이다. 내년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한동안 동남아 시장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오는 10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핀테크 콘퍼런스가 열리는데 그곳에서 미국 핀테크 업체인 플레이드, 요들리 등과도 만나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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