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T!P]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대 성큼···수익률 높이려면?
[금융T!P]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대 성큼···수익률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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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상품군 윤곽···"TDF·ETF 눈여겨 볼 필요"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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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계기로 새로운 분기점을 맞을 전망이다. '알아서 돈을 굴려주는'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되면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것은 물론, 300조원에 달하는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디폴트옵션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도 상품 준비에 한창이다. 내달께 상품군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입자들도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에 대해 고민해볼 시점이다.

◇디폴트옵션이 뭐길래?···'잠자는 돈 깨우는' 제도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따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사전에 정해둔 기본값(디폴트·default)을 통해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 운용하는 제도다. 지난 7월 제도가 도입됐으나, 관련 상품 심의 등 절차가 마무리된 후 내달쯤 실제 시행이 이뤄질 예정이다.

낮은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가장 기대되는 점은 수익률 제고다. 그동안 대부분의 노후자금이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운용돼 왔던 것과 달리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다양하게 돈을 굴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면서다.

실제로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빠르게 덩치를 불리고 있음에도 수익률은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190조원이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이듬해 221조2000억원으로 200조원을 돌파한 후, 2020년 255조5000억원, 지난해 295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퇴직연금 적립금의 연간 수익률은 2017년 1.88%, 2018년 1.01%, 2019년 2.25%, 2020년 2.58%로 증가세를 유지하다 지난해 2.00%로 뒷걸음질쳤다. 디폴트옵션 시행 이후 실적배당상품 등에 해당하는 유형 가입이 늘어날 경우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 가입할 수 있는데, 퇴직연금을 넣어뒀던 금융상품의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가입자가 6주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적용된다. 신규 가입자의 경우 가입 후 2주 이내에 운용지시가 없으면 발동되는 구조다.

◇금융권, 상품 재정비···"장기적인 안목에서 전략짜야"

은행을 비롯해 증권, 보험 등 각 업권은 관련 상품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펀드(BF), 스테이블밸류펀드(SVF), 사회간접자본(SOC)펀드 등 퇴직연금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유형으로 조만간 포트폴리오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1차적으로 사전심의 완료 후 고용노동부와 질의방식으로 진행되는 대면 설명회를 앞두고 있다"면서 "원리금보장상품과 TDF 등의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을 주도하는 시중은행의 뒤를 쫓는 증권업계는 투자 관련 전문성을 내세워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디폴트옵션 TFT를 구성,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개발에 나서는가 하면 디폴트옵션 상품의 핵심 유형인 TDF 라인업을 확보하는 등 타 업권보다 적극적이다.

'디폴트옵션 시대'를 맞아 가입자들이 따져볼 지점은 단연 퇴직연금 사업자와 금융상품이다. 전문가들은 연금 투자가 장기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생애주기 상황과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게 전략을 짜되, 단기 수익률을 따지기보다는 중장기 수익률이 좋은 상품·사업자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자체가 퇴직연금 운용에 무관심한 이들을 위해 마련된 제도"라며 "안전 성향의 투자자라면 예금으로만 구성된 옵션을 선택해야겠지만, 기존보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성과를 낼 수 있는 TDF나 투자 편의성이 높은 ETF를 눈여겨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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