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물가···6월 소비자물가 6%↑,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종합)
천장 뚫린 물가···6월 소비자물가 6%↑,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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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물가 7.4% 올라···외식물가도 30년 만에 최고 '8.0%↑'
대외요인 산재···통계청 "6%대 고물가 당분간 이어질 것"
서울 광장시장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 광장시장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코로나19 일상 회복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외식 등 서비스가격이 크게 올랐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확대되면서 민생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상승폭은 전월인 5월(5.4%)보다 0.6%p(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당시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중심으로 수입비용이 증가했는데 그 때 버금가는 수준으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9월 6개월간 2%대를 보이다가 10월(3.2%) 3%대로 올라섰다. 올해 3월(4.1%)과 4월(4.8%)에는 4%대, 5월(5.4%) 5%대를 기록하더니 6월엔 6%대로 상승했다.

물가 상승은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가 이끌었다. 두 품목의 기여도는 각각 3.24%p, 1.78%p다. 6.0% 물가 상승률 중 5.0%를 차지한다.

통계청은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연료비 증가가 공업제품뿐 아니라 개인서비스 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수요 요인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여전히 대외적인 공급 측면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9.3% 올랐다. 경유(50.7%), 휘발유(31.4%), 등유(72.1%) 등 석유류(39.6%) 가격이 급등했고 빵(9.2%)을 비롯한 가공식품(7.9%) 가격도 크게 올랐다.

농축수산물도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 오르며 전월(4.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가뭄, 곡물 사료비 상승,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돼지고기(18.6%), 수입소고기(27.2%), 배추(35.5%), 수박(22.2%) 등의 상승률도 높았다.

전기·가스·수도도 1년 전보다 9.6% 올랐다. 지난 4∼5월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된 영향이다. 개인서비스는 외식(8.0%)과 외식 외(4.2%)가 모두 올라 5.8%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8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공공서비스는 0.7%, 집세는 1.9% 각각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2.7%, 1.0%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7.4% 올라 1998년 11월(10.4%) 이후 상승률이 가장 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4%로 2009년 3월(4.5%) 이후 최고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3.9% 올랐다.

통계청은 당분간 6%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어 심의관은 "기본적으로 물가 인상 요인이 있고 하반기는 불확실하다"며 "지금 추세라면 계속 6%대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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