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에 반도체·웨이퍼 가격 요동칠 듯···국내 업체 '반사이익'
日 강진에 반도체·웨이퍼 가격 요동칠 듯···국내 업체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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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사진=SK하이닉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일본 르네사스가 지난 16일 도호쿠 지역에 발생한 7.4규모의 강진으로 자국 내 3개 반도체 생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 홀딩스도 이와테현 공장에서 흔들림을 감지해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사태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수급난이 한층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SK하이닉스의 반사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2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현물 가격은 상승세다. 일본 반도체 기업 생산량이 하락할 경우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생산업체 뿐 아니라 신에츠, 섬코 등 웨이퍼 일본의 웨이퍼 제조사들까지 지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경쟁사인 SK실트론의 반사이익도 점쳐진다. 

18일 로이터통신 및 NHK 등 외신에 따르면 16일 11시 36분쯤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르네사스 반도체 공장 2곳의 생산이 중지됐다. 다른 한 공장에서는 생산이 일부 중단됐다.

생산이 중단된 공장에는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이 포함됐다. 르네사스의 이바라키현 소재 공장들은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해 각국 완성차 업체에 수출해 왔다. 특히 나카 공장은 르네사스의 주력 사업장이다.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를 입어 3개월간 조업을 중단해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로이터는 르네사스 측이 이들 공장들의 생산이 언제 재개될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키옥시아의 생산량도 감소할 전망이다. 키옥시아 공장은 현재 여진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손상을 입었다고 판단하고 생산 점검에 돌입했다.

키옥시아는 올해 2월 요카이치와 키타카미 생산시설 2곳에서 낸드플래시 원재료 오염이 발생해 한 달간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오염사고 이후 전 세계 생산량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이번 여진으로 공장 가동 회복이 늦어지면 생산량이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웨이퍼 생산업체 신에츠의 시라카와 공장과 야마가타 지역에 있는 섬코의 요네자와 공장도 모두 피해 지역 내에 있어 지진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주재료다. 원통형 실리콘을 잉곳 형태로 길게 늘린후 이를 얇게 잘라내 거울처럼 반짝이는 원형 판으로 만든 부품이다. 웨이퍼에 포토마스크 공정을 통해 패터닝을 하고 이후 증착, 식각, 적층 등의 공정을 거쳐 반도체를 완성한다. 지름 20㎜(8인치) 웨이퍼는 자동차용 등 중저가 반도체, 300㎜(12인치)는 첨단 공정의 반도체 생산에 주로 쓰인다.

신에츠와 섬코는 각각 시장 점유율 1, 2위사다. 이에 국내 웨이퍼 생산업체인 SK실트론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웨이퍼 시장은 이들 일본 업체와 SK실트론 등 상위 5개사가 9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실트론은 시장 점유율 5위 업체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 12인치, 8인치 수요 증가로 2년 동안 매월 월간 최대 생산물량을 경신하고 있다.

최근 SK실트론은 경북 구미 반도체 실리콘 원판(웨이퍼) 공장 증설에 1조1000 억원을 투자해 세계 웨이퍼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는 하반기로 예상됐던 업황 반등 시기가 일본 지진으로 인해 2분기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속에서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과 수익성이 국내 기업들의 개선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현물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은 14조원, 영업이익 4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4%와 39%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키옥시아의 공급 차질 영향이 작용해 큰 폭의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SK하이닉스의 낸드 부문은 2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일본 강진의 영향으로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가동 중단 피해가 발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21일부터 최대 3일간 일본 내 11개 공장, 18개 생산라인의 가동을 최대 3일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일본에 총 1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이번 지진으로 약 80%가 가동이 중단되는 셈이다. 닛산 역시 후쿠시마 이와키시에 있는 공장의 생산을 지진 발생 직후부터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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