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로 대출받고 집 산다"···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힘주는 은행권
"아바타로 대출받고 집 산다"···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힘주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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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농협銀, 메타버스에 현실세계 반영···"금융채널 활용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연동 가능한 금융 인프라 수요 증가"
신한메타버스 안에 꾸민 GS25 편의점 (사진=GS리테일)
신한메타버스 안에 꾸민 GS25 편의점 (사진=GS리테일)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은행권의 메타버스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임직원 회의나 금융 교육 등 메타버스로 내부 소통을 늘리는 데 그쳤다면, 최근엔 기존 플랫폼과의 협업은 물론이고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현실과 연결된 공간을 선보이는 사례도 눈에 띈다. 메타버스를 비대면 금융채널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신한 메타버스' 1차 대고객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 메타버스는 신한은행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만든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가상공간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직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신한 메타버스엔 실제 은행 지점을 본떠 만든 '브랜치'와 GS25편의점을 구현해 실제 편의점 상품 구입도 가능한 '스토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이벤트를 진행하는 '야구장' 등이 있다. 금융과 비금융 영역이 연결된 셈이다.

구글, 애플, 카카오톡 등 간편 로그인 인증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데, 자신의 캐릭터를 정한 후 메타버스 공간에서 콘텐츠를 이용하면 된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웹(Web)으로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 고객 접근성도 높였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신한은행만의 얘기는 아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핀테크 전문기업인 핑거와 제휴를 맺고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 서비스를 사전가입자 6만65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독도버스는 가상공간 속 독도에서 아바타를 생성해 농사와 낚시, 쓰레기·공병 줍기, 각종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꾸려졌다. 단순한 게임이라기보다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은행에서 자산을 예치하거나 관리하는 것처럼 독도버스 내 아바타는 미션을 수행한 대가로 받은 포인트를 가상금융센터인 독도지점에 맡길 수 있다. 도민증을 발급받은 아바타라면 땅을 사고 집을 지을 수도 있다. 농협은행은 독도버스가 체험용으로 그치지 않도록 이용고객 대상 혜택을 구상 중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 내에 KB금융타운 베타버전을 만들어 가상영업점과 금융을 접목한 게임을 출시했다. 가상영업점은 로블록스에 금융서비스 접목 가능성을 실험·검증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주식 시세 등 외부 정보를 연계한 한편, KB화상상담서비스와 모바일브랜치 연동, 아빠에게 용돈 조르기 서비스도 구현했다.

게임은 부동산을 구매하거나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서 대출받는 스토리로 구성됐다. 사용자는 게임머니를 획득하고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으며,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다면 신용등급이 다시 하락하는 식이다.

이 외에도 하나은행은 최근 게임학회와 협력을 맺고 새로운 사업 발굴 추진을, 우리은행은 우리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메타버스로 구현·운영 중이다. IBK기업은행 역시 싸이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에 'IBK도토리은행'을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빅테크들의 거센 공세에 대응하는 한편, 미래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직까지 단순 체험용으로 활용되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 현실 세계와 연결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도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연동 가능한 금융 인프라 수요도 나타날 전망"이라며 "금융업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동될 수 있는 신규 금융 인프라 개발과 기존 금융 서비스의 기술적 연계 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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