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극단 선택 CJ대한통운 대리점주에 일부 조합원 괴롭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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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조사 결과, 모멸감 주는 글 게재···책임 물을 것"
김태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주진희 기자)
김태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전국택배연합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은 2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CJ대한통운 대리점주 사건과 관련해 "일부 조합원의 괴롭힌 행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택배노조는 지난달 30일 숨진 대리점주 A(40)씨가 운영했던 CJ대한통운 경기 김포 장기대리점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된 지난 5월부터 4개월여 동안 단체 대화방에서 나온 대화를 조사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일부가 고인에게 인간적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비아냥·조롱 등 내용의 글들을 단체 대화방에 게재했다"며 "다만 폭언·욕설 등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결론과 무관하게 규약에 따라 해당 조합원을 노조 징계위에 회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면 이를 당연히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조합원들이 물품 배송수수료를 인상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을 겪어왔다. A씨가 숨졌을 당시 이 대리점에 소속된 기사 17명 가운데 13명이 조합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일부 물품을 배송하지 않는 등 업무를 거부해 A씨는 가족과 함께 그 공백을 메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카톡방에서는 사과하거나 살려달라고 해도 '시원찮을 판에 X소리 한다'는 등 A씨에 대한 집단 비방도 이어졌다.

이에 A씨는 숨지기 전날인 29일 원청인 CJ대한통운에 대리점 포기 각서를 제출했다. 이를 두고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측은 노조가 대리점 설립을 위해 분구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다 갈등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택배노조는 "노조는 공문, 집회, 단체 대화방 등 어떤 경로를 통해서도 고인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원청(지사장)의 요구로 대리점 포기 각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 김포지사장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저는 제 목표대로 고인이 장기대리점에 발 못 붙이게 하려고 새로운 점주를 뽑은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고인은 집도 매각할 정도로 매우 어려운 경제적 생황에서 분할되는 대리점 1곳이라도 운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으나 김포지사장은 마지막 소망마저 짓밟았다"며 "CJ대한통운이 결정적 원인 제공자"라고 말했다.

A씨의 유족은 택배노조의 기자회견 직후 대리점연합회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노조의 기자회견은 고인의 죽음을 모욕하는 패륜적 행위"라며 "용서할 수 없는 행위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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