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회복세' 美고용···'눈치보기 장세'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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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소폭 반등 예상···고용지표發 테이퍼링 가능성↑
국내 증시 외국인 순매수세 흐름·美 소비자물가 발표 '주목'
9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9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9~13일)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양호했던 미국 고용상황에 따라 강세로 전환한 달러의 영향으로 소폭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근 '팔자'에서 '사자' 행렬로 전환한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는 강(强)달러 흐름을 제한할 것으로 보이며, 오는 11일 미국 소비자 물가 추이에 따라 보다 분명한 방향성이 잡힐 전망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1시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3.1원 오른 달러당 1145.2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4원 갭업 출발한 1146.5원에서 출발한 뒤 장 초반 급등세를 보이다가 오전 후반 급등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오전 개장과 함께 원·달러 환율은 1147원 중반대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갔지만, 10시 이후 1145원까지 오름폭을 되돌렸다. 이후 소폭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현재 1144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한 주 주간 원·달러 환율은 제한적인 박스권 등락을 이어갔다.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진 가운데 달러화는 재차 반등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예상치를 하회한 7월 ISM제조업지수 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하던 달러는 지난달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증시를 뒤흔들었던 중국발 규제 우려도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여전히 외환시장 내 우려는 잠재돼 있지만, 중국 당국이 '차이나리스크' 우려를 덜어내기 위한 행보를 보이면서 한 주 만에 약보합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또 중국 경기 둔화 우려 확산 및 긴축완화 기대도 위안화 약세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외환시장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미국 고용지표 발표에 힘입어 지난주보다 달러 강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비농업부문 고용지표(94만3000건)는 시장 컨센서스(87만건)를 상당폭 상회했다. 반면 실업률(5.4%)은 전월(5.9%)과 예상치(5.7%) 대비해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경기 우려 등으로 1.17%까지 하락했던 10년 국채 금리는 고용지표 상승에 힘입어 1.23%까지 반등하기도 했으며,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92.17에서 92.80으로 0.7%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시장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조기 실현에 대한 예측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고용지표 회복 흐름을 확인하고자 했다. 고용지표 개선 흐름을 눈으로 확인한 연준은 향후 테이퍼링 돌입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일 수 있다. 미국 민주당의 조 맨친 상원의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즉각 테이퍼링에 나서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현재의 통화완화 정책이 빈부격차를 되레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고용지표 결과와 무관하게 연준의 긴축은 빨라질 전망이다. 이는 지난 고용지표 결과가 부정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노동시장이 빡빡하다고 해석할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조 맨친 의원이 긴축을 종용한 요지는 유동성 주입이 가져온 자산 불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다. 완화적 통화정책이 빈부격차를 늘리고, 민중의 분노를 다독이기 위해선 돈을 회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일에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정돼 있다. 예상치와 부합하거나 밑돌 경우 달러화 강세 현상이 다시 누그러질 수 있지만, 웃돌 경우 통화긴축 우려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달 말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도 그간 각국의 중앙은행 움직임을 볼 때 양적완화로 경기 회복을 방어했지만, 앞으로는 통화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국내 수급요인은 원·달러 환율 강세 흐름을 제한할 수 있다. 외국인은 지난 2~6일 한 주 동안 국내 증시에서 약 1조9177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시장에서 1조5538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633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삼성전자에만 1조원에 달하는 주식매수에 나서는 등 그간 순환매 장세에서 제외됐던 반도체를 집중 매수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결제수요(달러 매수)를 증가시키고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흐름도 나타나면서 추가 매수 가능성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이 외에도 주요 경제지표 발표로는 이날 미국 노동부의 'JOLTs(구인·이직 보고서)' 발표를 시작으로 11일 국내 통계청 고용방향(7월), 12일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7월), 유럽연합(EU) 산업생산(7월), 13일 EU 무역수지(6월) 등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1140~1150원

7월 고용지표 호조로 다시 살아난 달러 강세 심리의 지속 여부는 오는 11일에 발표되는 지난달 미국 CPI 발표에 좌우될 전망이다. CPI 상승폭이 시장 예상치 상회 시 달러화의 추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하회할 경우 달러화 강세 현상은 다시 누그러질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인프라 투자 법안의 상원 통과 여부도 달러화 변수로 꼽힌다. 인프라 투자 법안 통과가 미국 금리 상승 요인인 동시에 재정 수지 적자폭 확대 리스크라는 점 등으로 볼 때 이는 달러화에 양날의 칼이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달러 강세와 중국 시장 불안에 따른 위안화 약세는 환율 상승 요인으로 보이지만, 이달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자금은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강한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눈치보기 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38~1148원

델타 변이 확산 이전 미국 소비는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 왔으며, 코로나19 재확산이 추세적인 소비 개선세를 꺾을 정도는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주간 소비데이터인 레드북 소매판매지수는 지난달 3~4주차 모두 반등했으며, 이는 코로나19 초기와 달리 소비 민감도가 낮아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 소매업 재고율 하락이 가파르게 나타나는 가운데 소매판매 지표 기준으로 판매 대비 재고 비율은 1 밑으로 내려갔다.

최근 델타 변이 확산 속 미국 금리의 안정세가 달러인덱스 약보합을 지지하고 있으며, 지난달 FOMC 회의 이후 오는 2023년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추이를 고려하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이는 달러화 추가 강세의 압력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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