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냐 대행이냐···차기 금감원장 인선 '하세월'
학계냐 대행이냐···차기 금감원장 인선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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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7일 이후 원장 부재···짧은 임기·취업 제한 등에 '손사래'
하마평도 사실상 '실종'···김근익 수석부원장 내부 승진 꾸준히 거론
사진=서울파이낸스 DB
금융감독원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금융감독원장 공석이 두 달 넘도록 메워지지 않고 있다. 차기 원장으로 급부상했던 인물들이 잠잠해지면서 인선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그럼에도 하마평은 여전히 무성하지만, 이마저도 확정으로 이어질지 의구심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장 자리는 지난 5월7일 이후 김근익 수석부원장 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윤석헌 전 원장 퇴임 후 차기자 인선이 바로 이뤄질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감감무소식이다. 금감원장 자리가 3개월 가까이 부재한 것은 금감원 설립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꾸준히 물망에 올랐던 인물들이 모두 후보군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인선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치권에서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관료 출신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윤 전 원장이 이임하기 전부터 다음 수장으로 언급돼 왔다. 

하지만 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차기 금감원장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9개월여 짧은 임기 후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관련 기관 3년 취업 제한 등이 차기 원장 자리를 저어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 관련, 금감원의 총체적 부실감독을 지적하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금감원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국회의 움직임도 금감원장을 외면하는 요인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금융감독원 내부통제를 포함한 감독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금감원 살림살이에 대한 국회 통제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학계 출신은 관료보다 비교적 부각됐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정석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등은 유력 후보군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교수 출신 거부" 의견을 견지해 온 금감원 노조의 반발 기류에 청와대도 임명을 강행하는 대신 새 후보 찾기에 나섰다.

석 달 가까이 대행을 맡아온 김근익 수석부원장도 꾸준히 '내부 승진' 대상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융 관료로서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금감원장으로서 조직 안정을 위시한 주요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잖은 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외부 인사보다는 김 수석부원장의 차기 원장 임명이 현실적 대안에 가깝다는 평이 나온다"면서 "다만 업계 안팎에서만 언급되고 있는 중으로, 공석이 장기화한 상황이다 보니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엔 학계 출신인 하성근 연세대 명예교수도 하마평에 등장했다. 하 교수는 제41회 한국경제학회회장과 금융감독위원회 비상임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을 역임했다. 1946년생으로, 윤석헌 전 원장이 취임했던 당시보다 5살이 많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 노조가 차기 원장으로 학계 출신을 무작정 반대한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과 일부 다르다"면서 "출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금감원 수장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만한 인물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성을 갖추고, 원활한 조직 운영에 적격인 인물이 간택된다면 노조로서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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