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 보험' 헛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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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 생명보험사(라이나생명)와 손해보험사(삼성화재)에서 연이어 출시돼 눈길을 끌었다. 이름조차 생소한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 반응 중 가장 중증의 급성 과민반응을 뜻한다고 한다. 음식, 약물, 벌에 쏘일 경우 해당 원인물질에 대한 항체의 면역반응으로 두드러기, 입술이나 눈덩이가 붓는 혈관부종, 복통, 호흡곤란, 기침, 어지러움, 혈압 감소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심한 경우 쇼크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과 함께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가 많아지면서 두 보험사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라이나생명이 내놓은 상품은 아나필락시스 진단 시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200만원을 보장한다. 1년 만기의 소액 단기보험 상품이다. 백신을 접종받은 이후에도 코로나19로 사망한 경우 2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도 뒀다.

삼성화재도 비슷한 보장 내용을 기존 상품에 추가했다. 삼성화재는 기존에 판매하던 '태평삼대' 건강보험에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을 추가했다. 응급실에 내원해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연 1회에 한해 200만원이 지급된다. 삼성화재는 이 상품에 대해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배타적 사용권은 신상품 개발회사의 선발이익 보호를 위해 일정기간 다른 회사가 유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하는 독점적 판매권한을 말한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 2개월이 흘렀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보장을 제공하는 보험 상품이 국내에는 보편화 되지 않은 만큼 이들 보험사의 빠른 대응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다. 여러 이유 때문에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이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불안감을 덜어준다면 접종률도 올라가고, 최종 목표인 집단 면역 시기도 앞당길 수 있을 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19 불안심리를 이용해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특히 삼성화재는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민이 백신 접종 대상자인 만큼 백신 부작용 보험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인데, 독과점을 노려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다. 자칫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국민 70%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반 국민 기준 백신 접종 대상은 다음달 75세 이상에서 청장년으로 넓어진다. 이쯤에서 삼성화재가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는 건 너무 무리한 부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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