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쁜은행 착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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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국내 시중은행들이 지난 한해동안 극심한 돈가뭄 현상에 시달렸는데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사상 최대치의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국민은행은 3년째, 우리금융은 2년째, 또 신한지주는 처음으로 순이익 2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이들 은행들은 시가 총액 순위로 10위 안에 들 정도로 덩치가 큰 회사들이다. 그러나 이들 은행들의 실적잔치를 바라보는 고객들의 눈은 그다지 곱지만은 않은게 사실이다.

사실 삼성 포스코 현대 등 시가총액 1, 2, 3위 기업들의 경우 수익의 상당 부분을 외국에서 벌어들인다. 이들 기업들은 해외진출을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최근 삼성이 비자금 의혹으로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국내 대표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특검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국내 은행들이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전체의 5%에도 못미칠정도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또 은행들이 벌어들인 수익이 상당부분 '땅짚고 헤엄치기'식 수수료라는 점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지난해에는 '펀드열풍'을 타고 펀드와 방카슈랑스를 팔아들인 수익이 3조원에 육박했고 송금 CD ATM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4조7천억원에 달한다. 선진 은행들에 비해 수수료 비중이 낮다는 점에 비춰본다면 나무랄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은행들이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으로 외국인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조원 이상의 외국인주주 배당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외국인주주 눈치보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로선 80%가 넘어서는 외국인주주들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상장회사로서 주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한다는 점도 부인할수 없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내년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은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만으로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렸던 은행들의 실적행진에 제동을 걸수 있다. 은행업 환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에는 소홀한 채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비단 배당문제 뿐이 아니다. 최근에는 국민은행과 씨티은행 등이 금리 부당운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기도 했다.
시장금리가 하락세인데도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고정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수년전부터 은행들의 '못된 관행'으로 지적돼 온 문제이기도 하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예금금리와 함께 대출금리도 함께 떨어져야 하는게 상식이지만 올해에도 어김없이 은행들은 예금금리는 대폭 내리고 대출금리는 찔끔 내렸다.
고객들로선 해마다 반복되는 은행들이 이같은 행태가 곱게 보일리 만무하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애쓰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은행들은 매년 사회환원이라는 명목하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지출하고 있다. 또 수만명의 인력을 동원해 각종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화, 의료, 교육, 환경 등 지원 범위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의 이같은 사회공헌활동을 피부로 실감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 은행들이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거액의 자금지원에 앞서 고객들에게 착하고 정직한 은행으로 다가서야하는 이유이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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