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4.2조 '매물 폭탄', 코스피 70P '털썩'···3140.31
외인·기관 4.2조 '매물 폭탄', 코스피 70P '털썩'···31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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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3200선 내줘…개인 역대 두번째 순매수
원·달러 환율 5.8원 상승 마감…위험 선호 위축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김태동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는 26일 비까지 내려 우중충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4조원대 매물 폭탄을 쏟아내면서 코피스가 70p가량 급락했다. 그 결과 종가 기준 사상 처음 32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하루 만에 반락했다. 20년 만에 '천스닥' 재진입을 눈앞에 뒀던 코스닥도 후퇴하며 990선에 머물렀다.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유럽 봉쇄조치 강화우려, 백신공급 차질, 그간 급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진 탓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0%로 집계되면서 자금이탈을 불러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6원 가까이 상승했다.(달러 강세)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68.68p(-2.14%) 내린 3140.31에 마감했다. 전장보다 5.03p(0.16%) 내린 3203.96에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세를 지속했다.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및 백신 접종 지연으로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커진 데다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고평가 부담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9913억원, 기관은 2조2506억원을 순매도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 매도에 따른 수급 부담으로 지수가 2% 넘게 하락하는 가운데 개인이 4조2214억원을 순매수해 지수를 방어했다. 개인의 순매수액은 지난 11일(4조4921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날 우리나라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1%로 발표하면서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정이 자영업 지원 등을 위해 대규모 적자 국채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9개월 만에 연 1% 수준을 넘긴 것도 영향을 줬다. 

코스피 외에 아시아증시도 하락 일변도 흐름이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0.96% 하락했고, 대만 가권지수도 1.80% 내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국내 장 마감 무렵 1.40%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5.30p(-0.53%) 내린 994.00에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70p(0.07%) 오른 1000.00에 개장해 오전에 1000선을 웃돌았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이 1000선 위를 웃돈 것은 정보기술(IT) 주 붐이 일었던 시기인 2000년 9월 15일(장중 고가 1037.59) 이후 20년 4개월 만이었지만, '빅 피겨' 사수에는 실패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그간 상승세를 고려하면 지수조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재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진행됐던 달러약세, 미국 국채금리 상승, 26~27일(현지시각)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경계감이 반영된 듯하다"고 말했다. 

증시에서 외국인이 약 2조원어치를 팔고 주가도 밀리면서 환율도 상승압력을 받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8원 오른 110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대비 1.8원 오른 1102.5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강보합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점심 무렵부터 장 마감까지 조금씩 상승 폭을 키웠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세가 꺾이지 않다는 분석과, 추가 상승 모멘텀(성장 동력)이 부재하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일부에서는 급격한 단기 변동성 확대가 상존하고 있는 바, 당분간은 보수적으로 매매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태봉 센터장은 "이날 개인이 4조원을 들고왔고 기관과 외국인은 (4조원을) 매도 했는데, 수급상 싸움이지 본질적인 부분에서 (상승)장이 끝났다는 시그널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고 센터장은 또 "(코스피) 3100~ 3200선을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모멘텀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재만 연구원은 "지수가 올라가겠다는 기운도 있지만, 떨어질 때는 만만치 않게 빠져 차익 실현도 크다. 그만큼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3000선 초반에서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 높다. 일간 변동성이 확대되는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지수 사이드업을 이끌 다른 모멘텀은 아직 부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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