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수출 호조···코로나19 이전 회복
"작년 연간 전망치 650억 달러 달성 무난"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8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우리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인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전년동월대비 흑자폭도 여섯달째 증가했다. 지난해 1~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39억4000만달러로 2019년 흑자액(599억7000만달러)을 넘어섰다. 경상수지 흑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셈이라고 한국은행은 평가했다.
8일 한은이 발표한 '2020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89억7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흑자 규모가 100억달러를 상회한 지난 9월과 10월 수준에는 못 미쳤지만 전년동월(59억7000만달러)대비 30억달러(50.3%) 많은 것이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서비스 수출입과 함께 자본·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코로나19 충격으로 4월 33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6월부터 6개월째 전년동월대비 흑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39억4000만달러로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전망치인 65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전년도 같은 기간(556억4000만달러)보다 24.9% 많고 이미 2019년 전체(599억7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성호 한은 경제통계부장은 "2020년 1∼11월 경상흑자가 이미 2019년 연간 흑자(599억7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서비스 수지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개선된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은 원유·가스 등 에너지류 가격 하락(수입 감소)인데, 그 부분을 제외한다면 경상 수지는 작년 수준과 같거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는 통계상, 숫자상으로는 회복이 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수출이 살아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커진 게 경상수지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11월 상품수지 흑자는 95억4000만달러로 전월(101억5000만달러)대비 흑자폭이 감소했으나, 전년동월(73억9000만달러)대비로는 흑자폭이 21억5000만달러 확대됐다.
1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1% 증가한 47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달만에 전년동월대비 증가 전환한 가운데 일평균 수출도 10월 22억4000만달러(+4.8%)에서 11월 20억4000만달러(+3.3%)로 두달 연속 증가세를 이뤘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반도체(16.4%), 정보통신기기(23.8%), 화공품(10.2%) 등의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증가한 반면, 석유제품(-49.1%)은 줄었다.
11월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4.2% 감소한 374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두달째 감소했다. 전달에 이어 에너지류 가격 약세에 따라 원자재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실제 11월 에너지류 수입물가는 원유가 34.5% 하락하는 등 석탄(-21.6%), 가스(-38.4%)도 하락했다. 원자재 수입이 17.8% 감소하고 소비재도 15.3%, 자본재는 13.5%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11월 7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월(-18억9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11억7000만달러 축소됐다. 해외여행이 급감하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1년 전 9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1월 5억달러로 축소된 영향이다. 운송수지는 해상·항공화물 운송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4억달러 흑자를 냈다.
11월 본원소득수지 흑자(4억2000만달러)는 배당소득 적자전환 등으로 전월(24억5000만달러) 대비 큰 폭 줄었다. 2019년 11월(9억7000만달러)과 비교하면 4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1월 중 89억5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3억3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13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주요국 증시 호조와 함께 내국인 해외투자가 94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43억2000만달러 불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주요국 증시 호조와 함께 내국인 해외투자가 94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43억2000만달러 불었다. 특히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증가폭은 2019년 7월 이후 가장 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