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③] "코로나發 노동수요·공급 충격 동시 발생"
[통화신용보고서③] "코로나發 노동수요·공급 충격 동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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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發 고용감소 서비스업→제조업→건설업으로 확산 "
"위환위기·금융위기 충격 이후 고용 회복 각각 1년·6개월 소요"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 고용이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시휴직과 구직단념이 증가하고 노동수요·공급 충격이 동시에 크게 발생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고용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10일 한국은행이 의결한 '2020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취업자수(계절조정기준)는 코로나19 충격으로 3∼4월 중 2월 대비 102만명 감소한 뒤 5∼10월 중 3분의 1 정도(34만명) 회복했다. 부문별로는 숙박음식, 도소매, 교육 등 대면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 취업자수가 큰 폭 감소했다. 

한은은 코로나19 고용충격의 특징을 과거 경제위기(외환위기 및 금융위기)와 비교·분석하고 향후 고용회복 예상경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했다. 위기 발생시점을 외환위기 1997년 12월, 금융위기 2008년 11월, 코로나19 2020년 2월로 설정해 분석했다. 

총 취업자수의 경우 코로나19 충격의 경우 과거 경제위기와 비슷하게 취업자수가 빠르게 저점에 도달한 이후 회복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 경제위기 당시 취업자수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상당기간이 소요됐다. 외환위기의 경우 고용 감소율이 7%(-148만명)을 기록했다. 취업자수 감소기간은 8개월, 회복기간은 23개월이 걸렸다. 위기이전 수준 회복기간은 31개월이다. 고용 회복기간이 감소기간보다 훨씬 오래 걸렸음을 시사한다. 

이번 충격은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에서 시작돼 제조업, 건설업 등으로 확산세가 이어졌다.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시에는 각각 기업 자금사정 악화에 따른 대규모 도산, 글로벌 금융불안의 국내경제 파급 등으로 산업 전반에서 고용이 악화됐었다. 

종사상지위별로 보면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시작돼 자영업자, 상용직 등으로 고용악화가 확산됐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대규모 기업도산으로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모두에서 고용난이 발생한 반면, 금융위기 시에는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고용이 악화됐다. 

외환위기시에는 기업도산이 대량해고로 이어지면서 일시휴직자보다는 실업자가 대거 양산됐으나, 이번에는 감염병 확산에 따른 조업중단,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수요위축 등으로 실업보다는 일시휴직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구직단념자도 큰 폭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소비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 채용 둔화, 가계의 노동시장 참여 위축 등 노동수요·공급 충격이 동시에 크게 발생했다. 기업의 신규 구인·채용 감소, 비자발적 실업 증가 등 노동수요가 크게 줄고 경제활동인구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의 전환 규모가 늘어나는 등 노동공급이 축소됐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과거 위기시 고용회복 경로를 보면 취업자수가 감소한 기간보다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비대칭적 회복패턴을 보였다. 경기와의 관계를 보더라도 위환위기 및 금융위기시 고용수준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경기회복 이후 각각 1년 및 6개월 정도 추가적으로 소요됐다.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한 일시휴직자 및 실업자의 복직이 상당부분 해소될 때까지 신규채용이 축소·연기되면서 고용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일시휴직자가 크게 증가한 서비스업의 경우에는 일시휴직자 복직률이 3∼10월 중 36.8%로 제조업(47.6%) 및 건설업(45.5%)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어 고용회복이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업황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악화된 점도 향후 고용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위기시에도 대면서비스업은 취업자수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여타 서비스업에 비해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금융위기 때에는 서비서업의 고용회복 기간이 5개월이었다면, 대면서비스업은 41개월이 걸렸다. 8배가 넘는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코로나19 재확산 등 높은 불확실성은 상용직을 중심으로 고용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상용직은 채용 관련 비용이 높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채용 결정을 미루는 행태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업황부진 장기화가 예상되는 대면서비스업에서 고용충격이 크게 나타난 데다 향후 감염병 전개양상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 고용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부진 장기화로 인한 노동시장에서의 이력현상(hysteresis) 및 가계의 소득감소가 성장의 중장기적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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