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안에 해외주식붐까지"···너도나도 '달러 확보전'
"경제불안에 해외주식붐까지"···너도나도 '달러 확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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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예금 잔액 고공행진···은행, 외화상품도 '봇물'
KB국민은행 여의도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올해 달러예금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의 인기가 높아진 데다 해외주식투자가 늘면서 달러예탁금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달러예금 잔액은 498억1057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1월 말(396억2776만달러) 대비 25.7%(101억8281만달러) 증가한 규모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24.3% 급증한 수준이다.

달러예금 증가에 힘입어 외화예금도 덩달아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외화예금 잔액은 606억4499만달러로 올해 1월 말(500억7191만달러)보다 21.1%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의 외화예금 증가세는 기업과 개인이 모두 이끄는 모습이었다.

은행권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달러 수급이 어려워질 상황에 대비해 미리 달러를 비축해놓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처음 코로나19 사태 직후에 유동성이 어려웠던 기업들이 많았었다"며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으니까 기업들이 나중에 달러 수급이 어려워질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쌓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일명 '서학개미'가 늘면서 달러예금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긴 달러자금이 늘었고,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은행에 맡겨놓는 달러예탁금도 덩달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간한 7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달러예금은 투자자예탁금, 신탁 등 증권사와 수출기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환테크도 달러예금 증가에 영향을 주는 '단골' 원인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환율이 오를 것을 예상해 미리 달러를 사두려는 고객이 늘었다는 시각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4원 내린 달러당 1183.5원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지난 3월 고점이었던 1296원과 비교하면 8.6% 낮은 수준이다.

최근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들도 외화상품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금리혜택을 담은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 모으기에 나섰다.

이달 초 하나은행은 소액투자와 자산관리가 가능한 '일달러 외화적금'을 출시했다. 고객이 지정한 환율을 알려주는 알림기능을 제공해 간편하게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내년 3월 2일까지 가입한 고객에게는 연 0.1%p의 금리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씨티은행도 고객이 직접 지정한 환율에 도달할 경우 알아서 환전해주는 'FX오토바이셀' 서비스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30일까지 입출금이 자유로운 외화예금을 최초로 가입한 후 1000달러 이상을 원화 기반으로 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의 달러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를 비롯해 글로벌 이슈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테크에 관심을 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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