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은행 신용대출 급증 '1조2천억'···주택대출 규제 '풍선효과'
2월 은행 신용대출 급증 '1조2천억'···주택대출 규제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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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1개월 만에 다시 주담대 1조원 상회
5대은행 전월比 1조1925억 증가 '이례적'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 첫날인 26일 비교적 한산한 KEB하나은행 대출창구. (사진=김희정 기자)
KEB하나은행 대출창구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2월 주요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조원 넘게 늘었다. 정부가 부동산대출을 막자 신용대출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2월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39조5901억원으로 전월인 1월말보다 9563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전월대비 증가액이 1조원 아래였던 건 지난 2018년 1월(9565억원) 이후 2년1개월만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0월 3조835억원 증가한 이후 11월 2조7826억원, 12월 1조3066억원, 올해 1월 1조2557억원 등으로 증가폭이 계속 하락추세를 보였다.

이는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시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축소하고,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아예 대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12·16 대책을 내놨다.

또 시가 9억원 초과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 지난해 11월부터 공적 보증기관이 올 1월부터는 민간 보증기관이 전세자금 대출의 신규보증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

보증이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고가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이 중단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주택 대출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조이자 대출 수요자들은 신용대출로 몰렸다. 주택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주택 구입을 미룰 수 있지만 전세자금은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2월말 현재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월말보다 1조1925억원 늘었다. 연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증가다.

통상 연초에는 상여금, 연말정산 환급 등 여윳돈이 생겨 신용대출이 감소해왔다. 지난해 2월에도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87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1월 기준 전월대비 증가액은 지난해 1월 1조916억원, 올해의 경우 전월대비 2247억원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2월 신용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해 부족한 전세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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