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난기류'···완주할까?
'주가 폭락'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난기류'···완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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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재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 주체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현산 컨소시엄)은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구주 가격의 9.9%(약 317억원)로 명시하는 데에 합의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HDC현산의 급격한 주가 하락이 유증은 물론 인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C현산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7일 주당 3만1061원을 찍은후 연일 하락하면서 전일장인 지난달 28일 1만8050원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전체 증시가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HDC현산의 주가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11월 이후 HDC현산 주가의 하락폭은 42%에 달한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HDC현산은 아시아나 항공 인수금액 2조5000억원 가운데 3987억원을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2조101억원은 HDC현산이 보유한 자금으로, 1조1000억은 금융권 차입으로 충당하고, 4899억원은 컨소시엄을 맺은 미래에셋대우가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수익구조 악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의 경기 위축 △신용평가사들의 HDC현산 및 지주사인 HDC의 신용등급(둘 다 A+) ‘하향 검토’ 등의 악재로 인해 이번 유상증자에 투자자들이 참여할 매력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번 HDC현산의 유상증자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당초 목표했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인수자인 HDC현산 및 지주사인 HDC의 재무건전성마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이번 유상증자의 최종 발행가격 결정을 앞두고 HDC현산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1만8050원으로 잠정 신주 발행가격(1만8150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유증에서 주당 발행가가 낮아질 경우 그만큼 발행할 주식수가 늘어나게 되고 이는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희석하는 영향을 주게 된다.

낮은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하는 측 입장에서도 대형 인수합병(M&A)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대량의 신주 발행으로 인한 지분 가치 희석 등을 놓고 보면 투자 매력도는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번 증자를 성공리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대 1827 억원을 투입해 HDC현산 신주 1007만130주를 사들일 계획이던 지주사 HDC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일봉. (사진=키움증권 HTS 캡쳐)
HDC현대산업개발 일봉. (사진=키움증권 HTS 캡쳐)

이미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지난해 11월부터 HDC현산과 지주사인 HDC의 신용등급(둘 다 A+)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려둔 상태다. HDC현산측이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기존 평가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하향 검토 대상 기업은 6개월 안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차입 부담이 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만으로도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높은데다가 계열 편입 이후 아시아나항공에 추가적인 지원을 하게 될 경우 HDC현산의 재무적 부담은 한층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같은 상황을 인식해 투자금융(IB) 및 재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철회하는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계열사 사장 및 임원 면담을 최근 중단한 것과 관련해 인수 작업 중단 가능성이 제기된데다, HDC가 지주사로 전환한 2018년부터 보낸 공개 주주서한을 올해 내놓지 않은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고 있다. 

특히 HDC현산이 2분기부터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뿐 아니라 실적과 재무상태를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과의 갈등이 한층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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