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여파···韓 금융시장 '검은 화요일'
'우한 폐렴' 여파···韓 금융시장 '검은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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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 여파로 28일 국내 금융시장이 '우환(憂患)'에 시달렸다. 코스피 지수가 3% 급락하며 2200선에서 미끄러졌고 원·달러 환율은 8원 급등해 마감했다(원화 약세). 우한 사태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급락하고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강해지는 모양새다.

◆국내 금융시장 '출렁'···주가↓·환율↑ =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41p(3.09%) 하락한 2176.72에 마감했다. 간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데 따라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53.91p(2.40%) 내린 2192.22에서 출발했다. 장 중 한 때 2166.23까지 미끄러졌지만 막판 소폭 반등하며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 22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9일(2186.45) 이후 20여일 만이다. 아울러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2018년 10월11일(-98.94p·-4.44%) 이래로 1년3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 및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5249억원, 기관이 1923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대로 개인이 6686억원 순매수하며 나홀로 '사자'를 외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20.87p(3.04%) 하락한 664.70에 마감했다. 전일보다 24.78P(3.61%) 내린 660.79에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하락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지수는 중국상해종합지수가 -2.75% 급락하고 있고, 인도네시아IDX종합지수(-1.78%), 일본 니케이225지수(-0.55%) 등도 하락 중이다. 반면 홍콩항셍지수(0.15%), 대만 가권지수(0.24%)는 소폭 올랐다. 

반면 안전 자산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채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국채가격이 그만큼 상승했다는 뜻이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2bp(1bp=0.01%p) 내린 연 1.352%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1.603%로 10.1bp 하락했다.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8.7bp 하락, 4.3bp 하락한 연 1.450%, 연 1.295%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1.631%로 9.1bp 내렸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7.3bp 하락한 연 1.621%, 연 1.620%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큰 폭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0원 오른 달러당 1176.7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장 대비 9.8원 오른 1178.5원으로 출발해 개장 직후 상승폭을 조금 반납한 후, 한 때 1175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상승해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1170원대 중후반에서 마감했다. 

중국 우한에서 원인불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집단 발생한 것과 관련해 28일 강릉역에서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곳으로 이용객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 출입구를 폐쇄하는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원인불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집단 발생한 것과 관련해 28일 강릉역에서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곳으로 이용객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 출입구를 폐쇄하는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단기 조정 후 안정세 되찾을 것" =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 폐렴과 관련 27일 기준 2823명의 확진자(의심 5794명)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81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의 급격한 증가는 과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초기 단계를 넘어서고 있고 현재 사망률은 2.9%(사스 5.8%)에 다다른다. 우한 사태의 심각성은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으로 금융시장에 반영되며 신흥국 통화나 주식에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박석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범유행 전염병이 주가에 유의미한 조정을 만든 사례는 사스가 유일했다"면서 "사스의 경우 중국과 한국에서 10% 이상의 조정을 야기했다.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초반(2003년 1월)에 주가 하락이 거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처럼 큰 변동성 장세는 향후 빠르게 안정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의) 글로벌 확산에 따라 주식시장의 하락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글로벌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사스 때처럼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되면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주가 저점 확인 시기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거 사례에서 접근하면 전염병 확산과 자연재해 발생은 변동성 장세를 야기하지만 결국 매수 기회로 작용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자산 편입 확대 등 단기 1~2개월은 변동성 장세에 적극 대응하면서 2~3개월내 매수 대응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사스 때 위안화 (환율은) 8.3위안으로 고정 환율제로 운영돼 비교가 어렵지만, 원화는 비교가 가능하다"면서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93원에서 1256원으로 50원 넘게 급등했으나 상승 기간은 2주에 불과했으며 사스 확산 40여일 이후에는 1200원 초반까지 상당 부분 하락 되돌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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