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OK저축은행 400억대 전산 교체 '삐걱'···해 넘길 듯
[단독] OK저축은행 400억대 전산 교체 '삐걱'···해 넘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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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뱅크웨어글로벌 등 타진했으나 답보상태
OK저축은행, "재발주 예정 없어"···장기화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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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이 지난 4월 대출 전산 시스템 개편을 위해 차세대시스템사업 TFT팀을 꾸린 지 8개월 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자료=OK저축은행 통일경영공시)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올해 2금융권 내 '최대어'로 불렸던 OK저축은행의 400억대 차세대시스템 교체 작업이 잠정 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SK C&C, 뱅크웨어글로벌 등이 적정 입찰 가격을 제시했지만 이와 관계없이 협상은 진척되지 못해 사실상 연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18일 저축은행 및 금융IT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 9월 발주했던 대출 전산 차세대시스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당초 이번 사업에는 SK C&C와 뱅크웨어글로벌 등 두 업체가 최종 물망에 올랐다.

특히 OK저축은행은 두 업체에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이들로부터 입찰 가격까지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는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SI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사가 수정사항이 생겨 다시 발송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처럼 RFP 발송과 입찰의 절차를 거친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는 건 일반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이 차세대시스템사업 TFT(태스크포스팀)를 꾸리건 올해 4월로 대출 전산시스템을 손볼 예정이었으나 8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12월 중순인 현 시점까지 추가 입찰제안요청서(RFP)가 배포되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제안서 작업 및 PT 등 과정을 감안하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OK저축은행의 특수한 전산망 구조가 이유로 꼽힌다. OK는 수신과 담보여신, 회계 등 기본 계정계 업무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을 사용하고 있다. 개인 신용대출 등 여신시스템은 OK저축은행 자체 OK-BSP에서 업무를 처리한 후 그 결과만 중앙회 IFIS에 이기종으로 연동하는 방식이다.

OK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여신과 수신을 나눠 이기종 환경을 지속하기에는 비용이 부담되고, 그렇다고 대출 전산 마저 고객 편의성에 뒤처지는 중앙회 전산을 이용하자니 리스크 부담이 크다. 수백억원 대 예산을 선정했으나 대내외적 이슈로 선뜻 전산 개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OK의 차세대시스템사업 자체가 연말을 넘겨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종 제안서까지 받은 상태에서 업체 선정을 미룬 타격이 커서다.

금융IT업계 관계자는 "제안서는 적게는 총 500페이지에서 800페이지까지 고된 작업을 요하는 일이다. 내년 사업이 재개된다해도 기간이 불투명한데다 많은 인력이 한꺼번에 투입돼야하는 대규모 작업이어서 이른 시일 내 다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SI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플랫폼 개발 기존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대출 전산을) 새롭게 구축하려 했으나 내부검토 결과 적격 업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언제 RFP를 다시 발송할 지 정해진 건 없다"며 "대출 시스템 마저 중앙회로 들어갈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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