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탄소저감' 제철기술 개발, 어디까지 왔나
[초점] '탄소저감' 제철기술 개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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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 단계 '수소환원공정'···상용화 가능할까 
포스코 근로자들이 고로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 근로자들이 고로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철강산업도 생존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철강공정은 철강 1t 생산 시 약 2t 가량의 이산화탄소 발생한다. 기존 기술로는 저감 한계에 직면하면서 '수소환원제철법' 등 궁극적으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국외에서는 관련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에서도 내년 1단계 사업 완료를 목표로 기초 기술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 

자연 상태의 철광석은 철 성분이 산소와 결합된 적철광(Fe₂O₃), 자철광(Fe₃O₄) 등 산화철 상태로 존재한다.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고 순수한 철 성분만 얻는 작업이 제철공정이다. 흔히 용광로라 불리는 고로에서는 철광석이 철로 환원되는데 철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대부분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철광석에 붙어있는 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환원제로 어떤 것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탄소 배출량이 결정되는 셈이다. 

현재는 '탄소환원제철법'이 사용되고 있다. 고로에 철광석과 코크스를 넣고 녹여 액체상태의 철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유연탄 등 탄소계 환원제가 투입된다. 산소와 친화적인 물질 중 하나가 탄소이기 때문이다. 환원 작업이 진행되면서 산소가 탄소로 옮겨가면 순수한 철만 남게 되지만 대량의 이산화탄소 발생은 불가피하다. 

반면 '수소환원제철법'은 환원제로 탄소가 아닌 수소를 사용한다. 철광석에 포함된 산소는 탄소 외에도 수소와도 친화적이다. 산소와 고농도의 수소가 결합되면 물만 생성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지 않고도 철 생산이 가능해진다. 

현재까지 수소환원공정이 상용화된 국가는 없다. 탄소 배출 규제가 엄격한 유럽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독일은 2050년 수소환원제철 공법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1월 독일 대표 철강사 티센크루프(ThyssenKrupp)의 안드레아스 고스(Andreas Goss) 회장은 2050년까지 수소에 기반한 제철공정 전환을 위해 설비교체에 100억유로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스웨덴의 철강사 SSAB는 2035년까지 3단계로 진행할 예정이다. 2024년 시험 플랜트를 가동하고, 2035년까지 완성 단계의 실증 설비 운영이 목표다. 앞서 2017년 6월 철강석업체 LKAB와 전력업체 바튼폴(Vattenfall)은 친환경 제철공법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일본의 경우 고로업체 NSSMC와 JFE, 고베제강이 정부와 공동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16년 NSSMC의 키미츠제철소에서 시험 고로 조업을 한 바 있으며, 2030년 상용화가 목표다.

한국에서는 국책 사업으로 민간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차세대 제철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수소환원공정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대기업 혜택 논란이 일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2016년 발표된 철강·석유화학 산업경쟁력 강화방안과 맞물리면서 수소환원공정이 다시 부각됐다. 당초 계획보다 사업 규모는 축소됐지만 기초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는 진행 중이다. △고로 공정 개선 △고로 발생 부생가스를 이용한 수소 생산 △전기로에서 고철 대체재로 사용되는 직접환원철(DRI) 관련 탄소 저감 등 크게 3가지 내용으로 연구되고 있다. 

2024년까지 관련 계획은 마련됐지만 2단계 사업 착수 여부는 내년 1단계 사업 완료 후 결정될 예정이다. 당초 마련됐던 로드맵과는 달리 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기술을 확보한다고 해도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지난 10월 대한금속재료학회 주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수소환원기술만이 탄소 저감을 위한 유일한 해답인지를 둘러싼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온실가스 저감 로드맵에는 2024년 기술 개발이 완료된다는 전제 하에 2030년 이후 고로 보수를 진행하면서 하나씩 개조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토대로 잠재적인 배출량을 계산해 감축 목표치를 설정한 것"이라면서 "위험도가 높은 기술일 뿐만 아니라 당초 예상된 진행 상황과는 달라진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10월 토론회에서 공유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웨덴에서 관련 시뮬레이션이 시행되고 있는데 다음달 결과가 도출되면 조건을 달리해 시뮬레이션을 재차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실증 시험은 2021년은 돼야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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