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이어 채권 투자도 축소···보유액 6개월 만에 최저
외국인, 주식 이어 채권 투자도 축소···보유액 6개월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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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및 회사채 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국고채 및 회사채 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최근 유가증권 시장에서 4주 연속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도 3개월째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채권보유 금액은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원화표시 채권의 현·선물간 환율차에 따른 재정거래(차익거래)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할 경우 채권 선물과 현물의 환율 차이인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로 전환하며 환차익이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사그러든 것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와 통안증권 등 전체 상장채권의 잔고는 이달 4일 현재 122조3천29억원으로 11월 말의 124조7천751억원보다 2조4천722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6월 20일 기록한 122조562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별로 보면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지난 9월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감소로 돌아서 10월에는 515억원이 줄었고 11월엔 2조3천615억원 감소했다. 

외국인은 10월에 3조1천643억원, 11월에 1조3천874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최근에도 꾸준히 채권을 사고 있지만, 순매수액이 만기 상환으로 회수한 액수보다 작아 잔고가 줄어든 것이다. 

채권 현물뿐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몇개월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국채 3년 선물(KTBF)을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순매도해 누적 순매도액이 약 976억원에 달했다. 10년 선물(LKTBF) 역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순매도하며 541억원을 팔았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채권 투자가 감소하는 이유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낮출 것이라는 통화정책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만기 도래 채권에 대해 재투자 하기보다는 회수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몇개월 동안의 자금 흐름만 놓고 한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탈한다고 보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만기가 도래해 회수한 자금으로 다시 채권을 사서 재투자한다. 회수한 돈을 재투자하는 시기를 투자 판단에 따라 늦추기도 한다는 점에서, 단기간의 흐름만으로는 외국인 자금이 한국 채권 시장을 떠났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인들이 보유한 채권의 듀레이션(가중평균 만기)이 오히려 길어졌다는 점은 장기채 투자 비중이 커지며 오히려 투자 심리가 되살아난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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