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은행장 원하세요?"···企銀 노조 토크 콘서트 '눈길'
"어떤 은행장 원하세요?"···企銀 노조 토크 콘서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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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행장, 낙하산 반대" 원칙...당국에 의견 전달 방침
기업은행 노조가 본점에 마련한 부스 (사진=박시형 기자)
기업은행 노조가 본점에 마련한 부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기업은행 노조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차기 은행장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는 '토크콘서트'를 본점에서 진행한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주부터 기업은행 본점에 마련한 부스에서 직원들을 만나 어떤 사람이 차기 행장이 되길 바라는 지, 직원들은 어떤 걸 원하는지 의견을 청취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기존에 이뤄져왔던 노조의 반대 투쟁과 달리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묻고, 이를 모아 금융당국 등에 전달한다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사회에 의한 행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을 대신해 기업은행 노조가 직원들의 의사를 취합, 금융위원회나 청와대 등에 전달하는 사실상 행추위 활동을 벌여 낙하산 인사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기업은행장 등 국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같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의 경우 청와대가 행장을 선임하면 수출입은행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하는 등 사태가 매번 반복돼 왔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당초 이번주부터 진행하려 했으나 내부 일정 등으로 인해 다음주부터 진행하게 됐다"며 "직원들의 의사를 모아 인사 결정권자인 금융위와 청와대 등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조준희 전 행장 이후로 2013년 권선주 전 행장, 2016년 김도진 행장 등 세 번 연속 내부 인사가 발탁돼 은행을 이끌고 있다.

이 기간 기업은행의 총 자산은 2010년 163조4000억원에서 2018년 260조8900억원으로 100조원 가까이 늘었고, 특히 기업에 대출한 자금은 2010년 6월 89조4200억원에서 2019년 6월말 164조5600억원으로 84.04%나 증가했다. 세후 당기순이익도 1조2900억원에서 1조51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3연속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에 취임하면서 기업은행의 실적을 잘 이끌고 있어 외부 인사가 올 명분이 없다"며 "정치권의 보은·코드 인사가 이뤄질 경우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조도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금융공공기관 기관장 선임과정의 투명성과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절차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라고 권고했으나 금융위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번 기업은행장 선임에서 그 어떤 형태로든지 낙하산 인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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