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기업은행장 '초읽기'···'반장식 내정설' 속 막판 진통
차기 기업은행장 '초읽기'···'반장식 내정설' 속 막판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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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노조, 임명 반대·출근저지 투쟁 예정
IBK기업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DB)
IBK기업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오는 27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후임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세 번의 기업은행장 제청을 12월 23일에 했다.

현재 반장식 전(前)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업은행 노조는 반 전 수석의 임명에 반대하는 집회와 출근 저지를 진행하기로 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르면 오늘 차기 기업은행장을 제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금융위는 지난 2010년 조준희 전 행장과 2013년 권선주 전 행장, 2016년 김도진 현 행장까지 모두 12월 23일에 제청해 내정됐다. 모두 내부 출신이다.

다만 이번 행장 내정은 다소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정부는 3연속 기업은행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이 되면서 파벌이 생겨났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관료를 임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현재 거론되는 내부 출신 후보군으로는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이사,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등이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 내부에서 '함량 미달' 낙하산 인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여론마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청와대에서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언급됐던 차기 유력 기업은행장은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다. 일자리수석으로서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명분에서다.

일부에서는 이미 청와대 인사위원회에 추천됐고, 이변이 없는 한 반장식 전 수석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 전 수석은 덕수상고를 졸업해 외환은행에서 일하다가 국제대 법학과에 진학해 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 사회재정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재정운용실장, 차관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 1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초대 일자리수석을 맡아 지난해 6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문제는  반 전 수석의 금융 경력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공직생활도 대부분 금융과 무관한 '예산' 부처다. 반 전 수석이 행장에 임명되면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 시중은행들과 경쟁해야 한다.

특히 금융당국도 내년부터는 기업금융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은행권의 투자를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 전 수석이 예산관리 하듯 리스크관리를 하게 되면 기업은행은 기업투자에 대한 마중물 역할을 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기업대출을 무턱대고 늘리기도 어렵다. 내년 경기가 나아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중소기업 대출을 늘렸다가 부실이 발생하면 은행 건전성만 해치게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 지부는 반 전 수석의 임명에 반대하는 조합원 결의대회를 예고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청와대 1인 시위에 이어 지난 18일 기자회견과 100인 집회를 진행했다. 이어 오는 27일 오후 7시 광화문에서 조합원 약 5000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열고 '함량 미달 낙하산 결사반대'를 외칠 예정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금껏 줄기차게 함량 미달 낙하산 인사를 반대해왔음에도 청와대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며 "임명을 강행하면 출근 저지는 물론 내년 총선까지 노동계가 여당과 문재인 정부를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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