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로스쿨 학생이 기획한 덱스트 어드벤처 게임', '아이가 잠든 사이 만든 실시간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15년을 깎아 만든 룸즈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
이는 이번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의 톱3 개발사를 소개하는 문장들이다. 19일 서울 삼성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번 간담회에는 '서울2033: 후원자'를 개발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와 '카툰 크래프트'를 개발한 박성필 스튜디오 냅 공동대표,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을 개발한 김종화 핸드메이드 게임 대표가 참석했다.
먼저 '반지하게임즈'는 고등학교 친구 세 명이 기획, 개발, 디자인을 각각 맡아 토요일마다 모여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유원 대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에 없는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널로 망하자'라는 모토를 가지고, 반지하게임즈만의 게임 철학과 감성을 담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원 대표는 현재 로스쿨 학생 생활과 게임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어려서 플래시 게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독특한 게임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며 "이번 게임도 언어를 매개체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해서 출발했다. 개발 경험이 적은 개발사가 시도하면 좋을 것 같아서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반지하게임즈가 만든 '서울 2033: 후원자'는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는 생존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다. 보드게임과 텍스트 워드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독특한 스토리 구조를 지닌 텍스트 형태의 게임을 탄생시켰다. 실제로 책을 읽는 듯한 UI를 통해 누구나 게임 켜자마자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시각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스크린리더·보이스오버 접근성을 적용했다.
'스튜디오 냅'은 2012년 부부가 함께 처음 개발한 '대리의 전설'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다. 업무보다 건강과 행복을 우선시하는 스튜디오 냅의 회사명은 별도의 사무실 없이 자택에서 아이가 잠든 후 업무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박성필 공동대표는 "제가 개발을 하고 아내는 아트를 담당하고 있다"며 "게임과 육아 병행에 스트레스가 많았는 이번 톱3에 올라 스트레스가 좀 사라졌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냅이 만든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카툰 크래프트'는 PC 게임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분주한 컨트롤 방식으로 집중력을 요하는 모바일 게임이다. 부부가 학창시절 즐겨했던 게임 '워크래프트2'의 느낌을 토대로 개발된 카툰 크래프트는 모바일에 맞는 UI, 컨트롤 방식과 RTS 본연의 컨트롤 방식에서 오는 재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핸드메이드 게임'은 독립, 실험, 장인 정신을 고집하며 게임을 '깎는' 스튜디오다. 부산에 위치한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수공예품처럼 전 세계 하나밖에 없는 재미를 주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모토로 2006년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해 플래시 게임부터 콘솔, 가상현실(VR), 모바일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만들어 왔다. 인원은 현재 개발, 기획, 대표를 겸하는 김종화 1인으로, 프로젝트 별로 협업 또는 고용을 하며 회사와 1인 개발자 사이의 어디쯤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핸드메이드 게임이 만든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은 김종화 대표가 15년 장기 개발을 통해 완성한 룸즈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이다. 그림 퍼즐과 플랫포머 게임에서 착안한 독특한 퍼즐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그림 퍼즐 조각처럼 움직이는 방들로 이루어진 기괴한 저택에서 방을 움직이고 방 안의 사물을 적절히 사용해 탈출구까지 도달해야 한다. 맨션 깊이 들어갈수록 다양한 기능을 가진 사물이 나타나 퍼즐을 점점 복잡하고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김종화 대표는 "오랜 기간 가늘고 길게 게임을 만들었다"며 "학교에 다니며 후배랑 합숙하면서도 만들고, 유학 시절에는 바다 건너 원격으로 합작도 했고, 그게 잘안되고 나서는 옛 동료랑 팀을 만들어서 작업도 하며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인디게임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인디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다시 한 번쯤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내가 만들고 싶은 게 확실한지, 그게 기존 게임 회사에서는 만들 수 없는 것인지를 고려해 누구도 만들 수 없고 나만이 만들 수 있는 독립적인 게임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달라 말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