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日 수출 규제에 '美 생산라인' 확대하나
삼성전자, 日 수출 규제에 '美 생산라인' 확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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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소재 확보로 생산 차질 최소화 집중"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일본의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인한 피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생산라인 확대를 중장기 대응 방안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 현지에 추가 투자할지와 대상 분야, 이로 인한 이해득실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공장 등에 큰 관심을 보이며 미국에 대한 투자를 거듭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한국 경제인들과 간담회에서 "우연히 어떤 건물 위를 비행했는데 내가 지금까지 본 가장 큰 건물들 가운데 하나였다"며 "그건 삼성이었다. 나는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방한 첫날 오산 공군기지에서 전용 헬기인 '마린 원'을 타고 용산 미군기지에 내렸다가 청와대로 이동한 동선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어떤 건물'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는 몬드리안의 추상화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 적용된 대형 건물과 함께 현재 극자외선(EUV) 생산라인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미국에서 투자하고 사업을 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다"며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개혁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유혹'에 따라 미국 추가 투자 방안을 검토하던 와중에 일본 아베 신조 정부가 소재 수출 규제라는 '횡포'에 나서면서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일본이 한국에 대한 일부 핵심 소재 수출을 규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으로 향하는 물량도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이 '피신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결정할 경우 가장 먼저 거론될 수 있는 곳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법인이 있는 텍사스주(州) 오스틴이다. 부지가 충분한 데다 현지에 구축된 연관 시설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의 공격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에 대비해 지난해 준공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세탁기 공장에 이어 가전 생산라인을 추가 건설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다만 현지 공장 건설은 자금 상황을 비롯해 제품 수요, 업황 전망, 기술 유출 가능성, 현지 상황 등 여러 변수를 참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 이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당장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없고 우선 소재 확보를 통해 기존 생산라인 가동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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