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이어 오피스텔까지···신규 분양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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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단지 34곳 중 19곳, 청약 10명도 채 지원 안해
"과잉공급·수익률 하락···오피스텔 투자 매력 떨어져"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상가전문 공인중개소.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주택시장 침체로 반사이익을 누리던 오피스텔 시장도 최근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 분양에 나섰던 오피스텔 중 상당수가 청약자수 10명도 채 되지 않는 등 흥행에 참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분양에 나섰던 오피스텔은 전국 34곳으로, 이중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10곳 뿐이었다. 특히, 청약에 실패한 24곳 중 19곳은 10명이 채 지원하지 않았다.

울산 동구 화정동에 들어서는 '다인 로얄팰리스 일산지 테라스 오피스텔'은 405실 공급에 나섰지만, 지원한 청약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대구 달성군 '대구 테크노폴리스 줌시티 오피스텔'의 경우 574실 공급에 단 한 명의 청약자도 나타나지 않아 청약률 '제로(0%)'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방 오피스텔 분양 뿐만 아니라 사업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서울 분양도 다르지 않았다. 광진구 화양동 '빌리브 인테라스 오피스텔'은 491실 모집에 281명이 접수하며 청약률 50%를 겨우 넘겼고, 도봉구 방학동 '방학 신화하니엘시티 오피스텔'은 315실 공급에 단 3명의 청약자만 나서며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한 때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였던 오피스텔은 주택시장을 향한 정부의 규제가 쏟아지자 대체 상품으로도 각광받았다. 상대적으로 덜한 규제와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며, 은행이자보다 나은 수익률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주택시장의 규제 및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오피스텔로 옮겨간 공급 물량을 수요가 쫓아가지 못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오피스텔 시장 또한 급격하게 냉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하는 오피스텔은 전국 8만9425실에 달해 지난해 7만5565실보다 19%가 증가한 수치다. 내년 입주 물량으로도 6만5746실이 예고돼 있다.

이렇듯 쏟아지는 공급 물량에 오피스텔 매매가·전셋값·수익률·임대수익 등 모든 지표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달과 비교해 0.15%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세값도 지난달 전월 대비 0.10% 하락하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수익률 또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5월 5.50%의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달 5.46%로 떨어졌으며, 서울 역시 지난해 5월 4.92%의 수익률을 보였지만, 지난달 4.87%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의 오피스텔 분양시장 상황에 대해 "냉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함 랩장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처럼 청약통장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본 청약률이 낮았다는 것은 수익률 하락과 과잉 공급 등의 영향으로 오피스텔 투자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금리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소액투자의 수요가 발생하면서 공급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분양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며 "실거주든 임대수요든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어려운 시장상황이 분양시장의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주택 규제로 오피스텔 공급량이 확실히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이 사실이고, 많은 공급물량으로 인해 공실도 높아지면서 수익률 하락이 동반되고 있다"면서 "주택시장과 유사하게 입지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당분간 (오피스텔) 시장의 약세는 큰 변환점이 없는 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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