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AK플라자, 영등포역 상업시설 '호시탐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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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역사 새 임대사업자 입찰 개시···승리하면 내년 1월부터 최대 20년 운영권 확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외관.(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외관. (사진=롯데백화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서울역과 영등포역 상업시설의 새로운 임대사업자를 결정하는 입찰이 시작된 가운데 유통업계에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오랫동안 두 역사 안에서 영업해온 롯데가 수성에 나선 가운데 신세계와 AK플라자가 눈독을 들이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9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3일 두 역사 상업시설의 새로운 임대사업자 입찰 일정을 공고했고, 오는 6월3일까지 사전심사 제안서를 받은 뒤 11일 본입찰 참여자를 발표한다. 이후 일정은 6월17일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를 통한 공개경쟁 입찰을 거쳐, 28일 최고 가격 입찰자 결정으로 이어진다.

입찰에 나온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지난해 매출은 4800억원,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1500억원 수준으로 유통업계에서 '알짜 점포'로 꼽힌다. 특히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곳은 영등포역이다. 1987년 민자 역사로 개발된 영등포역은 지난해 초까지 줄곧 롯데역사가 운영을 맡았다. 1991년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문을 열었다. 롯데역사의 대주주는 롯데쇼핑이다.

하루 수십만명이 오가는 영등포역은 지난해 1월 점용허가기간이 끝나면서 국가에 귀속됐다. 롯데백화점은 정부로부터 2년 유예기간을 얻어 계속 영업해왔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운영 경험을 '장점'으로 두 역사를 수성한다는 각오다. 업계에선 역사 운영 수익성을 잘 알고 있기에 높은 공모가로 사업권을 지키는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경쟁 유통업체보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관광객 사이에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내세운다. 서울역(롯데마트)과 영등포역(롯데백화점) 상업시설을 외국인 관광객 특화코스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영등포역에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신세계는 영등포역 인근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에 백화점과 이마트를 운영 중인데, 영등포점 사업권을 추가로 따내면 이 일대 상권을 장악할 수 있다. 

신세계는 최근 인천종합터미널 소유권을 롯데에 빼앗긴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연 매출 8000억원대 우량 점포다. 신세계백화점 점포 가운데 강남점, 센텀시티점, 본점에 이어 매출 4위에 올랐을 정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영등포역 입찰이 나오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지만 참여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현재 시너지 효과가 있을지 등 내부적으로 세부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AK플라자도 영등포역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8월 구로본점 문을 닫으면 서울시내 점포가 없어지는 AK플라자 입장에서 영등포역은 매력적이다. 구로본점을 대체할 거점 구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K플라자는 평택과 수원 민자역사 운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AK플라자 관계자는 "사업성 등 여러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임대기간을 최대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하는 '철도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번에 선정된 사업자는 내년 1월부터 최대 20년 운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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