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소비가 떠받친 지난해 경제성장률 2.7%…6년 만에 '최저'
정부소비가 떠받친 지난해 경제성장률 2.7%…6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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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정부소비 11년來 최고…건설투자 20년 만에 최저치
4분기 성장률 1.0% '선방'…기저효과에 건설·설비투자 회복세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해 우리 경제가 2.7% 성장하며 한은 예상치에 부합했다. 건설투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 감소 전환했지만 정부소비가 눈에 띄게 늘면서 전반적인 성장세를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에는 1.0% 성장하며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을 상회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GDP는 전년대비 2.7% 성장했다. 2012년(2.3%) 이후 6년 만에 최저 기록이다. 2017년 3.1%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GDP는 1년 만에 다시 2%대로 내려 앉았다. 

건설투자가 4.0% 감소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3.3%)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다. 설비투자도 1.7%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2009년(-7.7%)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정부소비와 수출의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한은의 올해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었다. 특히 정부소비가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지난해 정부소비는 5.6% 증가하면서 2007년(6.1%)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로 뛰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8%로 2011년(2.9%) 이후 7년 만에 최고였다. 지난해 수출은 2013년(4.3%) 이후 5년 만에 최대치인 4.0% 증가를 기록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이 2.8%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문화가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은 3.6% 늘며 전년 대비 다소 증가세가 둔화됐다. 건설업은 4.2% 감소해 2011년(-5.5%) 이후 7년 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만 보면 전기 대비로는 1.0% 성장했다. 이는 작년 1분기(1.0%) 이후 3분기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성장했다. 앞서 한은의 전망대로 연간 2.7% 성장을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84%를 상회해야 했는데 1%대 성장세가 이뤄진 것이다. 분기별로 보면 작년 1분기 1.0%를 기록한 이후 2분기 0.6%, 3분기 0.6%를 나타냈었다.  

다만 4분기 수치를 '서프라이즈'로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지표를 좀 더 살펴보면 기저효과로 생산 지표 등 10월 수치가 생각보다 더 크게 뛰었고, 이 여파로 11·12월 수치가 전월 대비 완만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률은 역시 정부소비가 이끌었다. 전기 대비 3.1% 성장하며 2010년 1분기(3.4%) 이후 8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물건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면서 전체 수치를 떠받친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무려 7.1%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 조짐을 우려한 정부가 자금 지원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쇼크 수준이었던 투자지표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4분기 건설투자는 기저효과가 작용, 전기 대비 1.2% 증가하며 지난해 1분기 이후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분기 건설투자 감소폭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9.7%) 이후 가장 컸기 때문에 더 나빠지기도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었으나 운송장비가 늘어 전기 대비 3.8% 증가했다. 2017년 2분기(4.3%)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설비투자 역시 건설투자와 마찬가지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전분기 증가율은 4.4%나 뚝 떨어졌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전기 및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2.2% 감소하며 2017년 4분기(-5.3%) 이후 4분기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수입은 원유, 석탄 및 석유제품이 늘어 0.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우려와는 달리 높은 성장세가 나타났으나 이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가 문제다.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민간소비가 늘었으나 수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반적인 국내 경기 회복세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그 공백을 메꿔준 부분이 있고, 내년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완화되면 경기 상승세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2018년 중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대비 1.1% 성장했다. 2008년(-0.2%)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GDP 성장률을 하회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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