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총파업 '국민' 은행의 진정한 주인은
[기자수첩] 총파업 '국민' 은행의 진정한 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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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8일 KB국민은행의 총파업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19년 만의 파업 만이 관심 이유는 아니었다.

금융노조에 대해 귀족 노조, 억대에 육박하는 평균 연봉 등 지켜보는 이들의 불편한 시선도 있었기 때문이다. 네티즌 등 관련 기사의 댓글 등을 봐도 파업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들이 여럿 눈에 띈다.

노조의 입장은 어떠할까. "단순히 성과급 문제만 있었다면 이렇게 많이 모이지 못했을 겁니다. 직원들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예요." 이날 총파업 선포식이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만난 한 조합원의 말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성과급에 대해 먼저 제안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지난해 초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최고의 실적에 걸맞은 최고의 보상'을 약속했지만 작년 12월 경영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이유로 기존 입장을 번복해 노조 불신을 키웠다는 것이다.

허인 행장이 마지막에 제시한 성과급 300% 안건은 150%는 우리사주로, 100%는 현금, 50%는 시간외 수당 등으로 구성됐다. 노조는 사측의 제안에 개입해 비율을 조정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처음부터 200%를 제안했으면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을 것이란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귀족노조 프레임도 사측의 ‘작품’이란 게 노조 주장이다.

일정 기간 동안 승진하지 못하면 급여를 올려주지 않아 회사를 스스로 떠나게 하는 페이밴드 제도는 갓 입사한 신입직원을 상대로 반 강제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점포장 후선보임제도'도 일정 연령·직급에 도달한 사람들을 내보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돼 사실상 현업 복귀를 불가능케 하는 불합리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둘 다 고용안정과 관련해 노조가 응당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노조 측 주장에도 금융노조는 단지 조합원 권익을 위한 단순 노조로만 여겨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금융노조 위원장은 정치인이 되기도 하고 소위 권력의 한 사슬로 읽힌다. 또한 세간의 평가처럼 귀족노조라는 오명도 있다.

노사협의는 노사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3자가 왈가왈부하기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돈을 더 받든 덜 받든 해당 기업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구성원인 노와 사가 담판 지어 협의할 일은 분명하다. 연봉이 1억에 육박하기 때문에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는 세인의 비판도 정당한 노사 간의 협상이라면 그것만으로 질책하기엔 부족함도 있다.

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 출사표에 대해 성과급 때문만은 아니고 사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할 만하다. 또한 다른 은행과 비교해도, 그리고 산별노조와의 합의 사항이기 때문이란 점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노조도 크게 보면 더불어 사는 사회의 한 부분이고 국민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노사 간의 사안에 엄밀히 제3자인 국민 시선까지 살펴야 하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그래도 3000만 명의 ‘국민’ 은행 고객들이 노조의 활동을 어찌 생각할 지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노조 주장은 대외적 명분이 있을 때 더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만 실시한 총파업이 일단은 경고성으로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이 덜했다 하더라도 설 연휴를 앞둔 이달 30일부터 추가 파업이 예정돼 있어 향후 파장이 커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무점포 등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 은행에 대해 고객들이 바라보는 노조의 모습이 옛날 같지만은 않다. 노조의 대응은 자신에게 돌아올 부메랑처럼 국민은행의 향후 앞날을 예고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측도 총파업에 대해 행장 이하 경영진 전원 사표 등과 같은 무리수를 두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 실현 가능하더라도 고객 입장에서 실리가 없기 때문이다.

은행은 통상 주인이 없다 보니 이래저래 문제가 생긴다. 노사 모두 고객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국민’ 은행다운 지혜를 내놓길 바란다. 은행의 진정한 주인은 ‘고객과 함께 하는 노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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