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연임 실패' 위성호의 반격, 나올까
[뉴스톡톡] '연임 실패' 위성호의 반격,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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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호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위성호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고강도 인사쇄신에 금융권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입니다. 기존보다 두 달 가까이 앞당겨진 기습인사 였던 데다 11명의 자회사 사장 가운데 7명이 전격 교체되는 등 인사 폭이 그 어느때 보다 컸던 탓입니다. 1년 연임이 예상됐던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이례적으로 짐을 싸게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에서 잔뼈가 굵은 위 행장이 이렇게 쉽게 물러나겠냐'는 반문이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가 추진한 그룹사 사장단 후보 추천에서 위 행장은 퇴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같은 사실을 인사 발표 2시간 전에 전달받은 데다, 전날까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임원인사를 논의한 까닭에 위 행장이 받은 충격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위 행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월요일(이날) 정상출근 하고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끝마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날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신한금융은 '세대교체'에 따른 인사라는 명분을 강조합니다. 조직의 활력과 역동성 제고를 위해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후보(59년생)를 제외한 자회사 CEO 전원을 50대로 교체했다는 게 신한금융 측 설명입니다. 조 회장은 자경위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바뀐 인사를 보면 임원생활을 8년에서 11년 정도 하신 분이 있으니, 후배들을 위해서 은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위 행장의 경우 2008년 이후 부행장 등 임원을 오래해 교체가 불가피 했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조 회장(62)의 나이가 1957년생으로 1950년생 사이에 몰려있는 기존 주요 계열사 사장과 별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회장 취임 후 그룹을 장악하려면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가 불가피 했다는 것입니다. 1958년생인 위 행장(61)은 조 회장과 한 살 차이로 2015년 신한은행장, 지난해 신한금융 회장 경선에서 번번히 각축을 벌였던 사이입니다. 조 회장과 위 행장은 신한금융 내 서열 1, 2위로 불협화음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지기도 했죠. 한쪽에서는 조 회장이 이른바 '남산 3억원' 사건과 연루된 위 행장을 내침으로써 검찰에 대해 화해의 제스쳐를 던진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조 회장은 퇴임하는 사장들에 대해 "내년 회장 경선 후보 풀에 넣어 인재육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신한은행장에서 밀려난 위 행장의 부활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 역시 거의 없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갑작스런 쇄신인사 후폭풍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며 "내년 회장 경선 후보군에 포함시킨다는 명분으로 내쳐진 사장들을 감싸주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것"이라고 귀띔합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위 행장이 임기 만료 시점인 내년 3월 전 모종의 반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미 확정된 이사회의 결정이 뒤집히기 어려운 데다, 회장의 인사권 행사를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기 떄문입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위 행장도 이사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남산 3억원 사건 리스크가 해소돼야 위 행장도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장직을 성실히 수행한 후 후일을 도모하며 회장 선거에 나설 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조 회장이 "사외이사들의 동의와 결정"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것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조 회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사외이사'라는 단어를 5번 이상 언급하며 "이사들의 뜻을 존중했다", "이사님들께서 저를 지지해주신다"고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자경위 구성원은 조 회장과 사외이사인 이만우, 주재성, 김화남, 히라카와 유키로, 조 회장을 제외한 4명 중 2명(김화남, 히라카와 유키)이 일본계 주주였던 만큼, 막강한 재일교포 주주의 파워를 재확인 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는 입행 후 대부분을 일본에서 근무하면서 재일교포 주주들과 연결고리가 강한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이 신한은행장 내정자로 발탁된 것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다만 이는 지배구조 리스크 불씨를 남겼다는 점에서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재일교포 주주들 일부가 꾸준히 통일된 의사결정을 해왔으며 경영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을 근간에 둔 동질적인 사외이사 간 독립성의 문제, 경영진 역시 재일교포 주주들의 '입김'에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쓴소리가 재차 반복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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