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vs 대구은행…은행장 선임 놓고 줄다리기
DGB금융 vs 대구은행…은행장 선임 놓고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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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규범 개정 現 회장만 자격 요건
DGB대구은행 제2본점. (사진=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 제2본점. (사진=DGB대구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대구은행장 선임을 두고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간 평행선이 좁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 사퇴 이후 은행장이 9개월째 공석인 가운데 박명흠 행장 직무대행은 오는 26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은행장 선임이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김 회장과 사외이사진이 모였지만 대구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별다른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다. DGB금융은 오는 19일 이사회를 소집한 상태다. 

DGB금융와 대구은행은 은행장 추천권과 은행장 자격요건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대구은행이 DGB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가 은행장 추천권을 갖는 '경영관련 중요규정 개정안'을 원안 의결하면서 은행장 선임이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그러나 은행장 후보군 기준과 선임절차에 대한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아 갈등 불씨를 남겼다. DGB금융 관계자도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 합의한 것이지 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까지는 대구은행 사외이사들로 꾸려진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대구은행장을 선임했는데, 지난달 개정안을 수용하면서 권한을 내려놓은 상태다. 다만 대구은행 사외이사들은 대구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DGB금융이 이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는 단서를 근거로 은행장 선임 요건을 완화하거나 DGB금융 자추위에 은행 몫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 이사회는 최근 지배구조 규범 개정을 통해 은행장 자격 요건을 '금융회사 경력 20년 이상'에서 '금융권 등기임원 경력 5년 이상'과 '마케팅, 경영관리 임원 경험', '은행 외 타금융사 임원 경험' 등으로 세분화 했다. 하지만 DGB금융 내 현직 임원 중 유일하게 김태오 회장만 이 요건을 충족해 김 회장이 대구은행장까지 겸직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대구은행 내부 출신을 배재하고 외부인사를 영업하려는 포석이라는 시각도 상존한다. 

김 회장이 지난 10월 대구은행 노조 상임간부와의 면담자리에 이어 최근 직원들에게도 "대구은행장과 회장을 분리하는게 원칙"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음에도 '은행장 자격 요건' 때문에 논란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대구은행 사외이사들은 대구은행 경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훼손되는 한편 일방적으로 지주 중심의 조직문화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 퇴임 임원까지 은행장 자격 요건으로 넣자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지난 4월 대구은행과 은행 노동조합은 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그룹회장은 외부인사, 은행장은 내부인사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사진=DGB금융지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사진=DGB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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