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린 '4세 경영'···재계, 세대교체 본격화
활짝 열린 '4세 경영'···재계, 세대교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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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필두, GS·LS 3·4세 주력 계열사 수장에 올라
'인사적체' 삼성·'실적부진' 현대차, 인사태풍 예고···SK '안정'
(왼쪽부터)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구자은 LS엠트론 사업부문 회장,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 COO 전무. (사진= 각 사)
(왼쪽부터)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구자은 LS엠트론 사업부문 회장,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 COO 전무. (사진= 각 사)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4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비교적 젊은층에 속하는 4세들이 어떤 경영 스타일로 기업을 이끌지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우리나라 재벌의 시작은 1950~60년대 당시 30~40세였던 이병철 삼성 창업주나 구인회 LG 창업주, 정주영 현대 창업주를 시작으로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30년을 한 세대로 본다면 1980~1990년 이들의 경영권 이양으로 2세 경영시대가 열렸고 2010년 3세 경영 시대에 이어 올해를 기준으로 본격적인 4세 경영시대가 막을 올렸다.

LG에서 시작된 4세 경영 바람은 재계 전반으로 퍼졌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타계로 40대의 젊은 나이로 LG 총수가 된 구광모 회장을 시작으로, GS·LS 등도 3·4세를 주력 계열사 수장에 앉히면서 3·4세 경영시대로 진입했다.

코오롱 그룹은 오너가 3세인 이웅열 회장이 60세 초반 젊은 나이로 회장에서 물러나면서 4세 경영 궤도에 올랐다. 이 회장은 아들 이규호 (주)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전무에게 바로 경영권을 주는 대신 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하며 경험을 쌓게 했다.

이 전무를 비롯해 오너가 3·4세 대부분은 유학파다. 이들 중 다수는 미국 유명 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출신들이다.

허세홍 GS에너지·GS칼텍스 사장은 미(美)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과정을,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미 시카고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허윤홍 신사업추진실장 부사장도 미 워싱턴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만 경영학이 아닌 공대 출신이다. 로체스터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구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에 입학했으나 중도에 학업을 그만두고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근무 경험을 쌓았다.

이에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 경제를 이끌 이들 4세가 어떤 선택과 방법을 통해 우리 경제를 이끌지 재계는 주목한다.

한편 국내 재계 순위 1~3위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의 12월 정기 임원 인사에 재계가 집중한다. 이미 3세 경영체제를 갖춘 이들 기업이 '조식 쇄신'과 '안정' 중 어느 쪽에 무게 추를 둘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성과주의를 중시하는 삼성의 인사 성향을 볼 때 최근 실적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 IM 부문에 대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3월과 8월에 출시된 갤럭시 시리즈가 기대보다 부진했기 때문. IM 부문의 올해 3분기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했다.

더욱이 4년간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로 인해 삼성 내외부에서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대대적인 인사단행이 필요성하다는 목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 시작된 2014년 이후 제대로 된 인사가 단행되지 않았다.

다만 내년 초로 예정된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대법원판결 이후 본격적인 경영쇄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예고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 현대차 본부 임원에 대한 물갈이가 진행된 것에서 나타나듯 대규모 인사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SK는 쇄신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실적을 이어가는 SK하이닉스는 올해도 대규모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유임 가능성도 높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도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재계는 전망한다.

재계 관계자는 "직접 사업을 일군 1·2세대와 달리 4세들은 어려서부터 글로벌 감각과 경제, 경영 감각을 익히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로,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른 최근의 경영환경에 대한 적응 속도도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세대가 젊어진 만큼 과감한 혁신과 도전으로 기업의 성장을 통해 경제발전을 견인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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