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공매도 세력…韓 원화로 눈돌려"
"중국 위안화 공매도 세력…韓 원화로 눈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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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올해 6% 이상 하락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중국 위안화 거래자들이 '프록시(대리)' 통화 성격인 한국 원화 등 주변국 통화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이 중국 당국의 개입을 우려해 위안화를 대리할 통화들에 손을 대고 있다.

호주 은행인 웨스트팩 뱅킹의 선임 통화 전략가인 션 캘로우는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화와 같은 통화는 위안화보다 유연하고 유동적이며 중국 당국의 개입이 이뤄질 때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한국 원화, 대만 달러, 싱가포르 달러, 홍콩 달러도 위안화를 대신할 통화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는 중국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삼는 까닭에 중국 경기전망이 나빠지면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위안화는 중국 당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경제성장 둔화 등의 이유로 지난주에 올해 7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투기세력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흡수하거나 미국 달러화를 공격적으로 매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실제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이런 전략을 되풀이해 구사한 적이 있다.

당국은 2017년 1월 홍콩에 현금 공급을 차단하고 은행들의 위안화 지급준비율을 역대 최고로 끌어올렸다.

당시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는 세력들은 난리가 났고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이틀 동안 무려 2.4%나 상승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최근 자제했으나 강력한 직접 개입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아시아태평양 거래 대표인 스티븐 이너스는 "호주 달러화가 중국 리스크를 뚜렷하게 말해주는 가장 유동적인 대리물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너스는 "인민은행은 필요하다고 보면 무자비하게 이자율을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대리통화들은 위안화 강세를 따라가기는 하겠지만 강도가 같지는 않을 것이며 거래자들로서는 중도에 끊고 도망칠 정도의 여유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안화 가치는 올해 무려 6% 이상 하락했다. 그런 추세 때문에 골드만삭스나 JP모건체이스 등의 투자은행들은 위안화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 위로 치솟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같은 기간에 호주 달러화는 7%, 한국 원화는 5%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점차 불편해하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환율 방어를 목적으로 지난 7일 홍콩에서 총 200억 위안(약 3조2500억원) 규모의 중앙은행 증권을 발행했다.

이 증권은 일종의 단기채권으로 홍콩의 위안화를 흡수해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를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인민은행이 앞으로 통화관리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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