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대책 통했나"…집값 상승률 '반토막'
"9·13 대책 통했나"…집값 상승률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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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보기 극심…당분간 관망세 이어질 듯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사무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사무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9·13 대책이 발표된 지 보름이 지난 현재 부동산 시장은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집값 상승률이 반토막나는 것은 물론, 호가가 떨어진 매물도 속속 출현하며 정부 대책의 약발이 먹혀든 모양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일시적인 현상인지 집값 안정화 단계인지를 두고 관측이 엇갈린다. 다만 당분간 숨고르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올랐다. 직전 상승률(0.26%)에 비해 0.16%p 둔화된 것이다.

대책이 발표되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상승폭이 쪼그라들었다. 한동안 가격 급등세를 나타냈던 서초구는 9월 셋째 주 0.31%에서 넷째 주 0.03%로 한 주만에 0.28%p 줄었다. 송파구(0.09%)와 강남구(0.08%), 강동구(0.08%) 등도 서울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다.  

강북지역 역시 도심권(종로·중구·용산구)은 0.23%에서 0.12%, 동북권(강북·도봉·노원·성북·중랑·동대문·성동·광진구)은 0.24%에서 0.12%,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은 0.26%에서 0.13%로 상승폭이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그간 질주하던 호가 상승세는 '일시 정지' 상태다. 일부 단지는 호가 조정에 들어가기도 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호가가 5000만~1억원가량 하락한 매물이 등장했다. 9·13 대책 전 18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76㎡는 현재 18억4500만원으로, 전용 83㎡는 20억300만원에서 19억원 초반대까지 낮아졌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한때 호가가 16억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13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렇듯 전반적으로 서울 아파트 몸값이 낮아졌음에도 매수자 찾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잠실동 L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치 나오기 전에는 높은 값에도 매수하겠다는 상담이 하루에 3~4건 들어왔었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아현동 W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가 직전에 비해 많이 빠져있는 상태인데, 매도인과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계속되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이달 부동산 시장에선 여파가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매매가가 당장 떨어지지 않겠지만, 호가가 다소 하향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이달부터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대출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한동안 거래 공백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9·13 대책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급등세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고가주택은 추가 대출이 막히면서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졌다"면서 "단기적인 집값 상승 억제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있으나 주택시장에 적지 않은 심리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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