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용산' 개발 연기에도 호가 여전…재건축 단지만 '한숨'
'여의도·용산' 개발 연기에도 호가 여전…재건축 단지만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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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자들 "집주인들 값 안내려"…기대감 여전
여의도 일대 재건축 아파트 '난색'…일정 '안갯속'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아파트.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아파트.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아직은 잠잠하다. 매수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조금 줄었지만, 호가는 여전하다고 보면 된다. 마스터플랜을 처음부터 반신반의했던 터라 좀 더 지켜보자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

개발계획 보류 통지를 받은 여의도와 용산 부동산 시장이 예상외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집값을 끌어올렸던 마스터플랜이 무기한 연기됐지만, 향후 다시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꺾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28일 여의도와 용산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손님이 줄긴 했지만, 큰 변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여의도·용산 통합 개발 계획을 보류한 데다 전날 국토교통부가 투기지역 9곳을 추가지정하는 등 집값 상승에 대한 압박을 가했지만, 뚜렷한 기류변화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 개발 호재가 알려진 직후 모습을 감춘 매물은 여전히 찾기 힘들고, 그나마 있는 물건의 호가는 올라앉은 그대로다. 지난달 초 11억9000만원 수준이었던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전용면적 79㎡는 현재 14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인근 공작아파트 전용 93㎡는 전달 13억5000만원에서 현재 15억원으로 몸값이 뛰었다.

용산도 마찬가지다. 이촌동의 한가람건영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14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날 15억3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현재 최고 호가는 17억원에 달한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는 것은 마스터플랜이 '중단'이 아닌 '보류' 발표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개발 계획을 철회한 것이 아니어서 향후 개발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용산구 이촌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딱히 물건을 빨리 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개발되는 것은 분명해, 값을 낮추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기존에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던 단지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게 됐다. 서울시가 그리는 큰 그림에 맞춰 정비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서다.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표적인 단지로는 시범아파트(1790가구)·한양아파트(588가구)·대교아파트(576가구)·공작아파트(373가구)·수정아파트(329가구)·미성아파트(577가구)·목화아파트(312가구) 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의 주민들은 고령층이 많은데, 이들은 대부분 하루빨리 재건축을 통해 새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 한다"며 "개발 계획이 발표됐을 때도 집값 상승의 기쁨보다는 사업 추진 일정이 미뤄졌다는 실망감이 컸다. 서울시에서 이들 단지에 대한 결정을 시급히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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