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금·달러 팔아라"…'경제전쟁' 호소에도 리라화 추락
터키 대통령 "금·달러 팔아라"…'경제전쟁' 호소에도 리라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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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미국의 압박과 정부의 통화정책 관여로 터키 리라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급락해 외환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리라화 폭락사태를 ‘경제전쟁’으로 규정하고 이슬람교 신앙과 애국심으로 싸워 이기자고 호소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바이부르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대중들을 향해 “베개 밑에 달러나 금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은행에 가서 그것을 리라로 바꾸라"고 호소했다.그는 특히 “이는 국민적 투쟁”이라면서 “이것이 우리에게 경제전쟁을 선포한 자들을 향한 우리의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달러는 터키가 가는 길을 막지 못한다”면서 "터키는 미국외에 이란, 러시아, 중국, 유럽 각국 등 대체 시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경제와 국방·에너지분야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인근 귀뮈샤네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말로 위협하고 협박할 수 없다”면서 “이 나라를 겁박해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밤 연안 도시 리제에서는 “그들에게 달러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국민이, 우리 알라가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르도안의 이같은 호소가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리라화 가치는 더 떨어졌다. 

이날 리라화는 터키 정부대표단이 미국과 갈등 조정에 실패하고 전날 귀국했다는 소식에다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의 관세를 두배로 올린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에 하루 만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은 전일 대비 15.86% 상승한 6.4215 리라에 거래됐다. 환율 상승은 통화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이날 리라화 가치는 장 중 20% 이상 하락해 환율이 사상 최고치인 6.6571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날 5.55리라에 마감한 리라달러환율은 이날 오후 6시께 6.50리라까지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 리라화 가치는 43%나 하락한 것이다.

유로화(0.9%), 남아프리카(-2.6%), 헝가리(-1%), 러시아(-0.9%) 등 신흥시장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급등하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저지하는 등 통화정책에 개입하고 미국과 정치적 갈등을 겪으면서 리라화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는게 시장의 평가다.

지난 5월 물가 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린 터키 중앙은행은 최근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동결했다.

터키 정부는 미국이 2016년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펫훌라흐 귈렌을 인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터키는 테러 및 간첩 혐의로 터키에서 약 2년간 구금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 문제를 놓고도 갈등을 겪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2배로 인상하며 터키 정부를 더욱 압박했다.

한편 러시아 외환시장 상황도 덩달아 불안하다. 러시아가 독극물을 사용한 암살을 기도했다는 이유로 미국이 주요 기술의 대러시아 수출 금지 등의 제재를 내놓자 루블화가 2016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이 금융 제재 등 추가 조치 내놓을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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